11화. 모든 사람과 공평하게 교제한다는 것

by 김태상

아무리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라도 모든 사람과 공평하게 교제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정말 그랬다. 고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신기하게도 사이가 좋아지는 고객보다 멀어지는 고객이 더 많이 생겼다. 고객의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해져서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 담당 세일즈맨으로서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다.


나는 이 문제를 고객관리라는 제목 하에 매우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과연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애정과 똑같은 배려를 제공하는 것은 그야말로 과욕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은 분명 무리였다. 어떤 고객은 괜히 좋았고, 어떤 고객은 솔직히 만나기조차 싫었다. 매일 전화 통화를 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일 년이 지나가도 전화기에 손이 가지 않는 고객도 있다. 아무리 고쳐보려 해도 쉽지가 않았고, 크게 변하지 않았다. 고객도 마찬가지 내 방문을 환영하는 사람도 있고,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똑같은 내 행동을 어떤 고객은 선의로 받아들였고, 어떤 고객은 정반대로 오해했다. 오해를 풀어보려고 애를 써봤지만 내 성미만 더 나빠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결국 나는 무리를 해서까지 그들과 공평하게 교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었다. 대신 나는 인간으로서, 작게는 세일즈맨으로서, 더 작게는 그들의 담당 세일즈맨으로서 고객이 나를 필요로 할 때는 최선을 다해 응답할 것이며, 내 이익만을 위해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반성을 매일 되새기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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