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책을 하다가
아파트 단지 내에 서있는 감나무를 보았다.
어느새 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길고 길었던 여름날,
이글거리는 불덩이 같은 폭염에도,
정신 못 차리게 퍼붓는 장대비에도,
바람이 나뭇가지를 마구 흔드는 날에도,
작고 푸른 아기 감들은 나무줄기를 꼭 움켜쥐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는데.......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익어가는 감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진다.
나는 언제쯤이나
감처럼 곱게 익을 수 있을까?
산을 넘으면 신비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유년의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고, 오늘도 하늘 가득한 꽃을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꿈을 꾼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