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마치며 시작하는...
1069년 송나라 신종이 기획하고 왕안석이 실행한 11세기의 국제분업체제는 신종과 왕안석이 죽은 후에도 동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 전 세계를 뒤흔든 경제 혁명의 진앙지였다. 송나라의 배신으로 깨져버린 백 년간의 국제분업체제가 군부독재로 끝나버린 고려와 일본의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일깨우는 이야기 일 듯싶다. 마린 로드 진출로 민족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금나라를 공격하자는 묘청의 주장에 실크 로드를 지키려는 막강한 세력의 지원을 받는 금나라의 위험성을 일깨우며 신중을 주장하던 김부식의 대답은 오늘 또다시 미증유의 위기 앞에 서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를 주는 듯싶다. 실크 로드 무역상들의 독점을 뚫으려는 마린 로드 무역상들의 용쟁(龍爭)이 어느덧 마린 로드 무역상들의 독점을 깨려는 실크 로드 무역상들의 호투(虎鬪)로 뒤바뀐 것 같은 오늘은 그래서 묘하다.
오늘 우리가 사는 모습은 어제 우리가 선택한 역사에 대한 보상이다. 내일 우리가 살아갈 모습은 오늘 우리들이 결단한 선택에 대한 문책일 것이다. 두려운 마음으로 오늘 우리들의 결단인 역사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