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기르면서 순지르기, 순따기, 순꼬집기, 순치기란 말을 자주 듣는다. 식물의 경우 꽃이나 열매가 지나치게 많으면 영양분이 부족하여 건실하게 자랄 수 없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줄기에서 뻗어 나오는 가지와 꽃과 열매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생장점이 있는 새순을 잘라 제거하는 것을 순지르기라 한다. 성장이나 결실을 조절하기 위하여 끝눈이나 생장점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식물의 웃자람도 막을 수 있고 영양 생장을 촉진해 줘서 꽃이나 열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순지르기는 곁눈따기, 순치기, 순따주기 등으로도 불린다.
출처: 한국식물학회
식물의 생장은 크게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으로 나눌 수 있다. 영양생장은 식물체의 발생과 성숙에 이를 때까지의 과정을 말하며, 생식생장은 식물체의 생장보다는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꽃의 발생과 꽃가루받이, 종자의 성숙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단계를 말한다.
생식생장은 영양생장에서 생산된 물질을 생식기관으로 축적시키면서 전환되는데, 영양생장은 교대기라고 하는 과도기를 거쳐서 생식기관에 영양분 축적에 집중하게 되는 생식생장이 일어난다.
영양생장은 소비생장인 반면, 생식생장은 축적생장이다. 즉, 영양생장은 생리학적으로 탄수화물이 무기질소에 의해 유기질소로 소비되는 단계이며, 생식생장은 탄수화물을 과실 또는 종자의 배젖에 저장하는 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여름에 꽃을 피우고 줄기가 나뉘는 형태의 일년생 식물에게는 순지르기가 중요하다. 순지르기를 하면 식물 아래쪽에서 줄기가 더 많이 나뉘어 한 포기당 꽃을 피우는 줄기의 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줄기 길이도 길어진다.
식물의 키가 20~30cm로 아직 어릴 때 전지가위로 맨 윗부분을 7~10cm 정도 자르는데, 잎 바로 위를 자른다. 이렇게 하면 잘린 부분 아래쪽에 줄기를 여럿 만들라는 신호를 보내게 되어 꽃과 잎이 더 풍부하게 피어나는 결과를 낳는다.
처음 꽃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어린 식물의 성장을 막아 개화를 몇 주 지연시키는 이 기법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경험상 순치기를 하면 수확량이 크게 늘고 꽃이 여러 차례 피어나 수확 기간이 늘어난다. 보통 본잎이 3~5쌍 정도인 어린 식물에 꽃봉오리가 생기기 전에, 예리한 전지가위로 식물의 꼭대기 부분을 잘라낸다. 이렇게 하면 줄기가 나뉘는데, 이는 아래쪽에서 줄기가 더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모든 품종이 이 방법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다알리아, 라벤더, 페튜니아, 스위트피, 후크시아, 제라늄, 금어초, 메리골드, 샐비어, 콜레우스, 봉선화, 코스모스, 아마란스와 맨드라미, 백일홍처럼 태생적으로 줄기가 나뉘는 품종에는 모두 효과가 있다. 순을 친 식물은 줄기가 훨씬 더 길고, 훨씬 오랫동안 꽃을 피우며, 순을 치지 않은 식물에 비해 생산량이 2배였다.
순지르기 하면 안 되는 꽃은 캄파눌라, 델피니움, 해바라기, 락스퍼 등이 있다.
백일홍은 순지르기를 꼭 해주어야 하는 꽃이다. 절화를 목적으로 할 때는 지상부 20cm 정도에서 한차례 순지르기를 하면 줄기 수를 늘릴 수 있다. 순지르기를 해줄수록 더 많은 꽃이 핀다. 한 대의 백일홍 줄기를 순지르기 하면, 최소 5~6개의 굵은 가지가 나오고 그 굵은 가지를 또 순지르기 하면 또 얇은 가지가 나온다. 순지르기를 하면 포기가 풍성해진다. 자른 가지를 물꽂이 해도 뿌리가 잘 나와 대량 번식이 쉬운 것도 백일홍의 장점이다.
순지르기 하지 않고 키우면 키만 커서 비나 바람이 세차게 불면 꺾일 수 있다. 순지르기를 하고 나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니 퇴비나 비료를 많이 준다.
제일 처음에 나오는 새싹이 떡잎이다. 본잎은 떡잎 위로 자라는 잎을 말한다. 잘라줄 때는 본잎이 7~8장 이상 나와있어야 한다. 뿌리에서 위로 6마디 이상 되는 줄기 높이 위치 약 20cm 이상에서 잘라주면 좋다. 곁순이 나와있는 바로 윗부분을 자르면 된다.
새순에서 가운데 키로 가는 부분을 질러줘서 잎 부분을 실하게 하는 방법. 잎에서 열매가 열리는 대추는 잎가지가 중요하다
전정작업 이후 과수농가에서는 올라온 새순을 솎아내는 일로 바쁠 때다.
5월부터 7월 말까지는 대추나무의 순들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순지르기 작업은 대추나무의 새순이 영양생장을 하는 것을 억제시켜 생식생장에 더 치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다. 이때 순지르기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흡수하는 양분을 모두 가지와 잎을 키우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정작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에 양분이 부족해 대추농사를 망치게 된다.
여기에 새순은 연하고 부드러워 해충들이 매우 좋아하는 양식이라 해충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순지르기 작업은 일일이 사람 손을 타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는 지루한 작업이다.
호박도 순지르기를 해주면 더 많이 수확물을 거둘 수 있다. 원줄기보다 아들줄기에 암꽃이 더 많이 펴서 아들줄기로 키우면 열매가 많이 달린다. 보통 5~6마디 사이에서 하지만 6~7 마디에서 해도 괜찮다.
주가지와 주가지 사이에 올라온 곁순을 잘라줘야 영양분이 분산되지 않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빨간 동그라미 부분이 곁순이다. 이 부분을 제거해 준다.
원줄기에서 5번까지 곁순과 열매는 제거한다. 6번 곁순(아들줄기)부터 A에서 자르고 오이 하나를 수확하느냐, B에서 자르고 오이 두 개를 수확하느냐 두 가지 방법으로 키울 수 있다. 원줄기를 계속 키워가면서 아들 줄기에서 오이 하나 또는 두 개를 수확하는 방법이다.
바질의 맨 윗부분(빨간 원)을 자르면 자른 곳에서 2개의 새로운 줄기가 나온다. 일자로 자라던 곳을 순지르기 하면 Y자 모양으로 바질가지가 나오면서 바질이 두 배 이상 풍성해진다.
적당한 크기에서 생장점을 잘라주면 양분이 곁순으로 이동하게 된다. 보통 10~15cm 사이에서 진행한다. 한마디가 3~4cm 정도 되기 때문에 보통 3마디에서 5마디 사이에서 순따기를 해주면 된다. 바로 그 지점이 초록 점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