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00일 곰프로젝트 시작

변화의 시작 글쓰기

by 나태리

2년 반 전에 변화는 시작되었다. 점심을 먹고 우연히 인터넷 검색 중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가 신청을 했다. 그 이후 내 심리상태는 안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썼던 글을 보면 우울했음을 알 수 있다. 100일, 200일, 1년, 그리고 최근 2년동안 글쓰기를 하면서 점점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100일 프로젝트는 글쓰기에서 시작했지만 108배, 주말 테니스 동호회, 주중 수영 강습반으로 이어져갔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변화한 내 모습은 다음 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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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프로젝트 0일째_곰프로젝트에 참여한 의도를 여섯 문장으로 정리하기


회사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마치 포커 게임에서 상대에게 전략을 노출하는 거나 다름없다. 나에게 글쓰기는 숨긴 감정 뒤에서 하는 혼잣말이다.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 가끔 일기장을 끄적거렸다. 사람들의 얼굴은 떠오르면서 이름은 생각 나지 않는 지금, 남은 기억을 정리할 의식이다. SNS를 통해 주변과 안부를 전하고 책, 영화, 음식, 여행지를 소개하는 데 글쓰기는 사회와 소통하는 골목길이다.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했던 것처럼 매일 마감 시간이 정해지는 곰 프로젝트에서 부디 곰처럼 사람이 되어 이 카페 동굴을 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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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프로젝트 3일째_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항상 새로이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신영복)


사무실 책상 앞, 컴퓨터에 붙여 놓은 글귀다. 20년 전 미팅을 했던 남학생이 미팅 후 나에게 주었던 액자에 담겨 있던 글귀이기도 하다. 서울, 미국을 오가면서도 나는 아직도 그 액자를 내 책장에 걸어 놓았다. 문장의 의미보다도 당시 유행했던 김철수 판화가의 캘리그라피가 썰렁했던 내 자취방을 장식하는데 더 어울렸던 것 같다. 2년 전 가야산에 캠핑을 갔을 때 기념품점에서 파는 많은 글귀 중 처음처럼 글귀가 새겨진 2장의 천 조각을 구입해 하나는 냉장고에 하나는 사무실 책상 앞에 붙여 놓았다.


그러고 보니 삶에서 처음 경험한 순간은 잊을 수가 없다. 12시간 진통 끝에 아이와 만났을 때, 자연이의 초등학교 배정표를 받았을 때, 처음으로 집을 장만해 입주했을 때, 아이엠에프 때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을 방황하다 직장에 가까스로 입사했을 때 나는 세상에 겸손하고 감사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금은 사춘기에 접어든 자연이랑 피하고 싶고, 집은 수선할 때가 군데 군데 보이고, 취직만 되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면접관에게 다짐했던 직장에서는 벗어나고 싶을 따름이다. 처음순간을 기억한다면 마음속 불만을 털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봄이다. 글짓기를 시작해 본다. 매일 일기를 써서 검사를 받고, 독서장을 채워 월요일 아침마다 제출했던 초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다시 사는 것에 열정을 가지기 시작했다. 뚱단지같지만 처음처럼 한잔이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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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프로젝트 101일째_다시 처음처럼


동굴에서 나와보니 100일 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다. 아니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곰에서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주변의 돌을 있는 그 자체로 보고, 나름 내 방식대로 해석하고, 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부처님의 말씀대로 ‘네 말도 옳다’고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럴수도 있지.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던 4월, 새싹이 피어오르고 꽃이 만발하던 시절로 돌아가 본다. 3개월동안 열심히 글감을 찾고 글을 쓰는데 시간을 투자했는데 요즈음 열정이 줄었다. 계속 처음 사회생활을 했을 때 다짐했던 마음을 유지한다면 지금보다 더 내 삶에 만족하고 후회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처음처럼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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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프로젝트 201일째_곰프로젝트 365일 시작


6개월 전, 정확히 200일 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한겨레 신문사에서 100일 동안 쉬지 않고 글쓰는 수강생을 모집했다. 곰프로젝트, 100일 동안 마늘과 쑥만 먹고 참아 인간이 된 웅녀처럼 100일 동안 글쓰기 근육을 기르고자 만들어진 과정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지방에 있던 나는 서울까지 가지 않고 참여할 수 있었다. 100일 동안 글을 쓰면서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 어렸을 때 기억, 사회현상에 대한 의견을 글로 옮겨쓰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또 그동안 살아온 내 인생을 뒤돌아 보는 과정이었다.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12시 마감 전에 카페에 글을 올리고 2주에 한 번씩 책이나 영화에 대한 평을 써서 제출했다. 100일이 지나 말만 하던 곰에서 글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아쉬움을 달래고자 200일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2-3명이 비공식적으로 했기에 많이 느슨해져 가끔 마감 시간을 놓쳤다. 그러나 시차를 달리하는 외국으로 이사를 하고 정착하는 기간에도 매일 한 단락이라도 써서 카페에 올렸다. 그리고 또 100일이 지났다. 잘 쓰진 못해도 6개월 남짓 매일 쓰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올해 목표인 글쓰기, 영어책 읽기,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 중 하나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수필 위주로 글쓰기를 이어갔으나 앞으로 글쓰기는 며칠 전부터 시작한 지역 신문 기사 중 하나를 요약해서 올리는 글쓰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365일까지 이어 달리기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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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프로젝트 365일_곰이 사람되는 글쓰기_365일 동안 글쓰기


곰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365일째 되는 날이다. 1년 전 아파트 화단에 진달래가 만발할 때 글쓰기를 시작했다. 회사일, 가사일에 지쳐 빨리 외국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시기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갱년기에 들어섰는지 의욕이 저하되고 모든 일이 귀찮아졌다. 이른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와 문득 예전에 수강하려다가 그만 둔 100일 동안 매일 글쓰는 프로젝트를 검색했다. 자신은 없었지만 등록했다. 평소에 답답할 때 회사 수첩에 끄적거리곤 했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졌다. 작심 삼일이 단골이기에,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힘께 할 동료와 관심이 필요했다.


보고서를 써야 하는 사람,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고 싶은 사람, 삶의 의욕을 찾고 싶은 사람,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겨레 문화센터 최진우 작가님이 운영하는 100일 글쓰기를 강좌를 추천한다. 수십년 동안 운영된 강좌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고 코로나 시대 온라인 줌으로 강의가 운영된다. 3번의 워밍업 글쓰기를 통해 글쓰는 자세, 각오를 가다듬고 100일 동안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간다. 원칙은 당일 오후 12시까지 네이버 카페 게시판에 쓴 글을 올리면 된다. 글의 분량은 6문장 이상으로 아무 주제나 괜찮다. 글의 형식도 시, 소설, 에세이, 영화나 책 감상문, 기행문, 일기 등 다양하다. 총 약 14주, 3달 가량 진행되는데 2주마다 글쓰기에 대한 수업과 책,영화 토론이 있고 감상문을 제출하고 첨삭을 받을 수 있다.


100일은 단군신화에서 곰이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는 인내의 기간으로, 하나의 행위를 습관으로 만들기에 필요한 시간이다.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회원들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우리 기수에는 17명이 시작했고 총 4명이 100일 동안 빠지지 않고 글을 써서 제출했다. 그리고 수료는 70%이상 마쳤던 것 같다. 100일이 지난 이후에도 마음이 맞는 회원들과 200일까지 카페 게시판을 통해 글을 계속 올렸고, 지금은 이렇게 개인 블로그를 통해 매일 글쓰기 인증을 해왔다. 오늘은 인증한지 1년째 되는 날이라 무척 뜻 깊은 날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첫 문장을 쓰기가 어려웠다. 회사 출퇴근 시간에 글감을 찾느라 골몰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를 했고, 글쓰기 전에 키워드를 화면에 적어 놓았다. 그리고 글쓰기 전에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 샤워를 하면 기억 너머 묻혀 있던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글을 쓰기 위해 주변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블로그에 메모를 해 놓는다.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쓰다보니 흩어져 있는 생각이 정리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그러는지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썼던 글, 생각을 정리했던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표명할 기회가 있으면, 더 조리있게 표현할 수 있게되었다.


무엇보다도, 1년동안 글쓰기를 통해 지난 내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잊고 지냈던 친구, 선생님 등을 기억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재정립했다. 좋은 추억은 글로 남겨 저장하고, 나쁜 기억은 글을 쓰면서 내 머릿속 저장 공간에서 삭제했다. 특히 마음에 맺힌 사연을 두고 두고 이야기하지 않고, 글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더 이상 뒤돌아 보지 않기로 했다. 컴퓨터 디스크 정리를 하듯 뇌에서 조각난 기억을 버리고, 저장하고 정리하니 머리가 한결 가벼워지고, 빨리 회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인생 반환점을 돌아 무작정 열심히 달리기 보다,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명확히 했다.

나도 모르게 쓰다 보니 365일이 되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쓰는 습관도 중요하지만 형식은 논리적이되, 내용이 따뜻한 그런 글을 써볼 계획이다. 100일 동안 글을 쓰니 호랑이도 사람이 되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를 통해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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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프로젝트 730일_2년의 길


2년 전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730개의 글을 작성했다. 정토회 법륜스님은 한 행위가 3개월이면 습관이 되고, 3년이 되면 자신을 변화시키고, 30년이 되면 사회를 변화시킨다고 했다. 글쓰기가 오늘로 2년을 맞이했다. 매일 빠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올린 갯수만 셈하면 2년을 채웠다. 3년이 아직 되지 않았지만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달리기, 108배 등 여러 습관이 생겼다. 남은 1년을 꼭 채워 변화된 나를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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