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달리기 작심4일째

내 마음속의 달리기

by 나태리

봄이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영하의 날씨이기는 하지만 보도블록 사이로 여린 생명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초등 6년, 중고등 6년, 대학 4년, 대학원 4년까지 거의 20년 이상 학교에 적을 두었던 터라 3월이면 자동적으로 무언가 시작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있다. 특히 지난 겨울 건강검진에서 빈혈, 당뇨 등 성인병을 조심하라는 진단이 나왔기에 올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평소에도 주말에는 테니스, 주중에는 수영을 하지만 기초체력이 없는 상황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다. 기초 체력을 다지려고 지난 3월 1일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집 앞 호수 둘레, 4킬로미터를 매일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작심 3일을 무사히 넘기고 4일째다. 100일까지 꾸준히 달려 볼 생각에 브런치에 인증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왜 100일이냐고??


100일이 목표다.

2년 전 한겨레에서 하는 100일 글쓰기 곰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글쓰기 최진우 강사는 무엇이든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100일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가 사람이 되듯, 무슨 일이든 최소한 100일은 꾸준히 해봐야 한다. 무료하고 매너리즘에 빠진 회사 생활에서 벗어나고파, 무작정 100일 글쓰기에 참여했다. 밤 12시 정각 마감시간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회식자리를 박차고 나와 글을 쓰고 올렸다. 나만의 글쓰는 공간을 베란다에 마련하기도 했다. 드디어 100일 고지에 올랐다. 계속 글쓰기는 이어져서 이렇게 633일째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무언가 하루 일상이 되고 몰입하는 일이 생기면 하루가 무료하지 않고, 회사의 사내 정치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달리기냐고??


이번에는 달리기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오래 달리기는 내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였다. 초등 5학년 때 100미터 달리기를 잘해 학교 대표로 선발되어 시도대항 600미터 달리기 대회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꼴찌를 했다. 같이 나갔던 친구는 경기 초반 무리한 탓에 중도 포기를 했고 나는 끝까지 달렸지만 결승선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경기가 한참 파한 상황이었다. 관중석에 앉아 있었던 엄마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시선이 아직도 냉랭했던 것으로 기억이난다. 그 뒤로 오래달리기는 내 취약종목이 되었다. 그나마 체력장에서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600미터 오래달리기 전에 기본 점수가 채워져 오래달리기를 뛸 필요가 없으니 다행이었다. 테니스, 수영, 탁구, 배드민턴 등 운동이라면 다 해보았지만 모든 운동에서 달리기가 기본인 것 같다.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서 다른 운동을 잘할 수는 없다. 달리기를 이제야 제대로 시작해 본다. 4킬로 미터 둘레의 호수를 뛰다가 걷기를 해보니 40분 걸린다. 1킬로에 10분, 사과 시계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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