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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리 May 17. 2024

철인 5종 같이 하실래요?

20240517_관계를 맺게 되면

5 킬로미터 달리기 33분


내일 마라톤 대회가 있어서 최종적으로 5킬로미터를 달렸다. 10킬로를 완주해 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으니 심호흡이 안정되게, 내 속도로 뛰는 연습을 한 번 더했다. 내일은 많이 더운데 10킬로미터를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같은 장소에서 뛰어 본 경험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지난번처럼 점심을 먹지 못할 정도로 지쳐버릴지 모르겠다.


강아지도 같이 뛰면 좋으련만 아침마다 먹이를 찾느라 뛰는 데는 관심이 없다. 오늘은 수술이 있는 날이라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집 안에서 중형 견을 키우려다 보니 예전에는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해야 한다. 고민은 했지만 별도리가 없다. 수술을 마치고 목 보호대를 하고 병원 큐브에 갇혀 있는 강아지를 보니 짠했다. 같이 산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녀석이지만 어느덧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그러고 보니 강아지의 식, 주를 다 책임져준다. 동이 트면 아침에 나를 급히 깨운다. 산책을 하면서 배변현상을 돕고 아침을 주고 물을 준다. 출근할 때 심심할까 봐 라디오 음악을 틀어주고 물을 떠 놓고 나온다. 퇴근해서 다시 산책, 잠잘 때까지 내 주변을 맴돌다가 잠자리에 들면 어느덧 침대에 올라와 내 곁에서 잠이 든다. 주말에는 목욕을 시켜주고 하루종일 내 곁을 따라다닌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어느 누구보다도 시간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는 관계를 이미 끈끈히 맺은 것 같다.


지난번 만남의 광장에서 목줄을 벗어나 휴게소를 활보할 때도 내 마음이 철커덩 가라앉더니 오늘 수술한 몸으로 침대에서 뛰어내릴 때도 내가 움찔거렸다. 이미 관계가 깊숙하다는 증거다. 강아지의 보호자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사이이다. 강아지와 말이 통하지 않아서 관계가 더 끈끈할 수 있는 것 같다. 말이 통했다면 우린 벌써 싸우거나 등을 돌렸을지도 모른다. 수술 후에도 왕성한 식욕을 보이는 우리 강아지, 얼른 회복하렴 그래야 내가 마음이 덜 아플 것 같아. 포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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