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것이 보였어요.

by 지음

그런데, 그것이 보였어요. 깊은 밤, 몸을 숨겨 날아간 돌의 궤적이.


강변에.

앉은 김에 해 지는 걸 보려는데, 메시지가 날아든다. 다급히. 절박하게, 반복 적으로.

일상으로 잠시 돌아간 새에 해는 저 편으로, 해가 필요한 반대편으로 가버렸고. 녹색과 주황으로 남은 빛 무리가 공기를 아쉬움으로 물들게 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이별하는 것들이 없었다면. 우린 모든 만남의 수 만큼의 헤어짐을 감당해야 했겠지. 헤어지는 것들을 잊으려 만남을 더하고 더하다, 결국 0으로 수렴하는 때에 파산하는 거야. 깊은 절망을 느끼며.


사랑한 것 만큼의 외로움을 모두 감당해야 하겠지.

아무도,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싶어질지 몰라.


만날 수 있었던 것들을 마주하지 못하고도. 우린, 하루를 살아내니까.

한 편으론 공평한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

인간 답게 좁은 것이야 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만드는 것이라 해야 할까.


나는 그런 생각들을 집어, 자갈로 던지고. 평평하기만 한 것이 아닌. 모서리가 닳아 뭉툭한 것들을 찾으려, 강가의 자갈길을 들쑤시다가.

밤은 날아간 돌의 궤적을 볼 수 없을 만큼 가까이 다가오고.

희미하게 들리는 물소리를 따라, 난 이 밤도 어영부영 흘리며 걸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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