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해

by 지음

특별히 아름다울 것은 없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하얀 피부. 마르다 못해 부러질 것 같은 작은 체구. 모비딕 텀블러를 안고 총총 걸어간 소녀의 평범함, 어디에 마음이 넘어간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모비딕과 함께하는 가녀린 소녀’라는 이미지가 내 안 어딘가의 환상을 건드린 거겠지. 그렇다면, 그날 날아가는 고래를 소녀와 함께 아름답게 그린 작가. 가장 큰 책임은 그(녀)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 책을 읽지 않아, 큰 고래라는 사실만 알던 내게 환상을 더한 이미지를 가득 심어 놓았으니.

제목을 모비딕으로 한 것이 그(녀)의 죄몫이라면 몇 년 형을 구형 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을 이렇게 쉽게 날아가 버리게 만든 책임을 물릴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자. 후... 이것도 결국 내 책임이란 말이지... 하고 말아야 한다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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