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어

by 지음

엄마라는 이름은 열 다섯 빛깔 무지개처럼.

온갖 사랑이 붙을 수 있는 단어, 보호와 관련된 현상에 닿아있다.

그런 단어들은 보통 '엄마'를 유의어 삼아 바꾸어 쓴다고 해도 뜻이 통한다.

그 한 단어가 기울인 사랑의 마음은,

태어난 것들 살아 움직이는 개별체에 보편적으로 농축되고 집약된 무엇.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랑의 단어와 맥락, 경험을 구석구석 관통해 품고 있다.


유일한데 다양한 뜻 품은 것으로 이런 말이 또 있을까.

시베리아 민족의 눈에 대한 단어처럼.

비가 많이 온다는 아프리카 어느 지역의 비를 나누는 단어처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뭉치기 이전의 시간을 함께 걷는 사람. 단어들의 뿌리가 되어줄 단어들을 별가루가 별이 될 때까지 반복해준 사람. 그에 대한 경의는, 태초에 얻은 기쁨의 근원을 뭉친 애정과 닮았고.

한 시절의 모든 것. 신이나 마더 가이아 같은 근원의 존재만 가질 수 있는 찬란한 휘광을, 구체적 기억들과 함께 우리에게 새겨 넣는다.


그 찬란함을 우리가 좀 더 품에 안고 보다듬을 수 있는 존재였다면. 세상의 모든 범죄와 아픔. 괴로움을 인간 본연이 느꼈어야 했던 것보다 적게 마주치며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나는 엄마 품에서 해사하게 웃음짓던 아이들이 커서, 저렇게 험악한 표정으로 서로를 드잡이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의 가장 가녀렸던 순간에 울렸을 노랫소리가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 보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그 소리를 불러올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며. 몇 가지, 엄마에 대한 유의어를 헤집어 본다.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자듯 세상의 모든 불화가 조금 평안해 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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