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은 두렵고 휴직은 지겨워요

선택의 기로에서

  

  사무실에서 다음 주까지 복직서를 제출하라고 연락이 왔다. 휴직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복직을 생각해야 하는 때가 왔다. 휴직 연장 또는 의원면직을 고민해 보았으나 별 뾰족한 수가 없기에 복직하기로 결정하고 서류를 꾸리고 있다. 

  언제든 복직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복직 후에 어디로 발령이 날지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복직자는 발령 시 낮은 순위로 책정되고, 우선순위의 인사이동자들이 선택한 후 남는 자리에 보내지기 마련이라 원거리 근무지나 기피근무지에 발령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서 걱정해도 소용이 없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걱정되는 마음은 도리가 없다. 좋은 데 가겠지 막연히 생각하고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복직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보어아웃을 심하게 겪었는데 복직하고 또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공무원 사회는 여전할 것이고 업무 또한 그대로일 것이다. 복직 직후에야 새로운 환경, 새로운 직무에 적응한다고 새롭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어아웃이 다시 찾아오진 않을까? 복직을 생각하면서 드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한편으로는, 꿀 같은 휴직 기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도 든다. 마치 맛있는 과자 한 봉지를 다 먹어가는 기분이다. 그런데 사실 휴직 기간이 길어지니 조금 지겨운 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지겹다는 말로 표현을 했지만 사실 아주 복잡한 감정이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싫던 출근이라는 것이 약간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에너지도 남는데 차라리 출근해서 돈 벌고 싶은 마음이랄까.

  휴직 기간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 반 복직하고 싶은 마음 반. 하이브리드의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쨌든 시간은 지나가고 복직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고, 몸도 출근시간에 내 아침 기상시간 루틴을 맞추는 등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해보자!

  그동안 휴직기간 동안 만들어 왔던 다양한 취미생활이나 루틴들을 복직 후에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