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많은 모기떼를 어찌할꼬..

지구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곳

by 김파랑

원래 여름에는 모기가 많다. 특히 생각보다 끝무렵의 여름에 모기가 기승을 부린다. 정상적인 일이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모기가 없는 곳도 있었다.

바로 내가 올라가는 산 높은 곳, 폭포가 있는 그곳엔 너무나 시원하여 원래 모기들이 살지 못했다고 했다.


너무 멋진 계곡을 발견하고는 그 힘든 등산을 감안해서라도 두어 번 더 올랐었다. 이번에도 역시 그 기대감에 부풀어 등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은 일주일 전 상황이 아니었다.

"모기가 많다. "가 아니었다.

"모기떼 때문에 놀지를 못하겠다!! "수준이었다.

산에 오르면서도 마치 습격을 당하는 것처럼 머리 주변으로 기본 10마리 이상이 둘러싸고 있었고 아무리 모기기피제를 뿌려대도 이 아이들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눈으로 돌격하는 모기 때문에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모기습격에도 물고기 하나 잡아보겠다고 집중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다 아이들 뒷덜미에 몰려드는 모기떼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서로가 서로의 머리 주변에 몰려든 모기를 보고는 더 이상 1분도 지체할 수 없다며 그만 내려오기로 했다.

이미 이곳에서 우리를 타깃으로 삼은 모기들인지 , 아니면 산 꼭대기부터 저 산 아래까지 끝없는 모기행진이 있는 것인지 아무리 재빨리 걸음을 옮겨도 끊임없이 귓가에 맴도는 윙윙소리에 모두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었다. 모기뿐 아니라 어떤 동글동글한 벌레까지 합세하여 정말이지 벌레 지옥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산행금지령을 내려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우리가 너무 늦여름에 들어왔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도 문득 산 정상에 오르면 그리 모기가 많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내려와 이 이야기를 전하니 말도 안 된다며 시어머니가 놀라신다.

그곳은 원래 기온이 낮은 곳이라 모기가 없기로 유명한데 무슨 일이냐며 말이다.


하... 지구가 이토록 앓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초록한 한여름 산책을 모기 때문에 중단하게 되어 버렸다. 모기 때문에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 문득 소름이 끼쳤다.

이러다 우리는 어느 날.. 소독약 속에 싸여 살거나 혹은 결국 방구석에만 갇혀 지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자연을 좋아했던 내가 자연 속에서 살 수 없겠다고 느낀 끔찍한 하루였다.

아이들 다리를 보면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모기들이 물고 뜯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동안 나는 나의 미래를 뺏겨버린 기분이 드는 하루를 보냈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괴물. 그것은 영화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비상이다 비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나서서 지구를 지킬 때가 아니다.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구의 온도가 더 높아지다가는 우리나라는 살 수 없는 나라가 될 것 같다. 정말로 모두 도망가고 싶은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에어컨으로 연명하는 것도 이미 한계점이다. 이미 나는 시골의 여름을 겪으면서 한없이 무너진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나의 로망 같은 시골삶이 무너져 버리고 있다.


시골을 지켜내야 한다.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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