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해보면 별 것 아니지? 모든 것이 다 그래~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by 김파랑

나는 이사 가기 싫어!

나는 전학 가기 싫어!

나는 학원 안 옮길 거야!

계속 여기 다닐 거야. 계속 여기 살을 거야!!


우리 아이가 무언가 바꾸고 변하려고 할 때 무조건 했던 말들이다. 이것이 이상하다기 보다 매우 정상적인 것을 안다. 아이들은 환경이 바뀌는걸 극심히 싫어하기에 함부로 환경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처음 살던 집에 계속 살 수도 없고, 처음 발을 디딘 학교나 학원에 계속해서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환경은 계속해서 바뀔 것이고 그 새로움을 잘 받아들이면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살게 될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어린 시절 이사도 많이 다니고 전학도 몇 번이나 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원래 타고난 성격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움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다. 가끔은 바뀌는 환경에 가슴이 콩닥거릴 만큼 긴장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다 똑같다는 결론을 이미 어린 시절 내렸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체득한 그것을 유난히도 새로움을 거부하는 내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 역시 직접 경험하여 체득하고 스스로 깨달을 기회가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항상 바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 우연히 담임 선생님이 중간에 바뀌는 일이 생겼다.

2학기 개학을 앞둔 하루 전날, 담임선생님이 바뀌었다며 알림장 하나만 왔었다. 1학기에 다행히 매우 자상하고 꼼꼼하고 공정한 선생님을 잘 만났다고 안도하던 때 선생님 교체소식은 조금 달갑지 않았다.


매우 감사하게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해나가고 있었지만 조금 재미가 없고 공부가 힘들다며 학교 가기 싫다는 소리를 종종 했던 아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맞지 않는 담임 선생님을 만난다면 학교가 싫어지고 예전과 같은 날들이 반복될까 내가 더 두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보다 더 충격 아닌 충격을 받은 딸아이 앞에서 그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2학기 첫날을 보내고 온 딸에게 나는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선생님 오늘 보니 어때?? "

"좋아~! 엄청 좋아. 엄청 착한 거 같아~~!!"


........ 내가 걱정한 것과는 달리 너무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나는 다시금 물어보았다. 어떤 면이 좋은지, 무엇이 좋은지 등등..

어쨌든 착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딸의 평가였다. 나는 안도감과 동시에 이참에 바뀌는 것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경험을 했다 생각하며 기뻐했다.




이 경험을 하고 아이에게 새로운 것과의 만남, 변화에 대한 기쁨을 설명해 주기 위해 비슷한 사례가 없나 되짚어보았다. 생각해 보니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학원을 바꾸었을 때가 있었다. 그 당시 아이는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 커리큘럼에도 선생님이 바뀌는 것이 싫어 미술학원을 바꾸지도 못하고 재미있게 다니지도 못하던 때였다. 나는 강력하게 새로운 곳에 한 번만 가보자고 사정사정하여 아이를 다른 미술학원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지금까지 아주 만족하며 잘 다니고 있다.

결국은 낯선 것과의 만남이 조금 두렵다는 생각에 변화를 거부하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 선생님 바뀐다고 해서 걱정 많이 했었지? 근데 봐봐 ~! 막상 바뀐 선생님을 보니 더 좋지?~ 물론 저번 선생님도 너무나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는 거야~"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그 이상은 없을 거라는 생각부터 잘라줘야 했었다.


"이 세상에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계속해서 더 좋은 사람이 많이 있어~! 모든 것이 다 그래~ 좋은 것들도 얼마든지 많아. 계속계속 우리가 생각도 못하는 좋은 것들은 생겨날 거야..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가 가진 것이 가장 좋아 보이고 너무나 만족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 더 좋은 것들이 항상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해."


그렇다. 이 세상에는 나를 둘러싼 것들보다 더 좋고 좋은 세상이 어디에든 끝도 없이 있다. 다만 우리가 속한 환경, 내가 만들어 둔 안정감을 깨부수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두려울 뿐이다.

어른이 될수록 그 안정이라는 울타리를 나오는 것이 더욱 힘이 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나 역시 20대엔 내 꿈을 좇아 내가 이룬 그 무엇도 얼마든지 버릴 용기가 가득했는데 더 나이가 들고 나만의 튼튼한 울타리를 지을수록 그때의 용기는 어디 갔나 싶을 정도로 이룬 것을 버리기가 참 무섭고 두렵다.


아마 어릴 적 우리 부모님 아니 선생님이든 다른 어른이 나에게 세상은 멋지고 더 넓게 멀리멀리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줬다면 나는 아마 더 용감하게 과감하게 깨치고 멀리 나갔을 것이라 장담한다. 물론 항상 좋은 것만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 더 힘든 일도 가득하지만 어쨌든 그 힘듦은 지금의 자리에 머물러도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힘들 거.. 조금만 더 용기 내서 새로움에 맞닥뜨리는 연습을 해보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그래서 매일매일 아주 작은 변화가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결과를 만들었을 때면 꼭 말해줄 것이다.


"막상 해보니 별 것 아니지?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지?? 모든 것이 다 그래~
네 자리에 그냥 머물러 있지 말고 언제나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엔 새롭고 훨씬 좋은 것들이 가득하니까... 그리고 그 새로움을 만나는 것은 막상 해보면 별 것 아니란다..."



힘든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것은... 그냥 자라면서 알게 된다. 다만 우리 아이들은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더 좋은 세상을 향해 멋지게 날아가길 바랄 뿐이다.

더불어 아이뿐만 아니라 아이가 바라보는 지금 우리들도 머무르지 말고 그 멋진 여행에 함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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