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아 길을 밀며 걷는 사람들
길이 내 몸을 지나가는 사이 등 뒤로 수많은 마을이 생긴다.
힘든 날은 택시로 배낭을 보내고, 또 하루는 배낭을 메고 걷기도 한 지 14일째, 라 칼사다 데 베하르에 도착했다. 주말에는 숙소가 없어 몇 개의 마을을 건너뛰기도 했다. 지금 내가 머문 세상은 스페인이다. 모찔라 서비스도 없는 이 불친절한 은의길을 빨리 걷고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쯤 하늘이 바다색을 담고 있다.
내 생각 끝이 은의길이다.
일정한 질서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은 순례자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 알베르게에 평화를 풀어놓았다. 근원적 쓸쓸함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서로를 유심히 살피고 염려해 줄 때 천사의 모습을 발견한다. 따뜻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치유받는 느낌으로 다른 순례자들을 바라보게 되고 따뜻한 관계가 시작된다. 순례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지금 은의길을 걷는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평안과 형통의 복이 임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