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숲 길 내려와서야 알았네

by 초록빛


어항 속에 각힌 호수가

아기미를 물 밖으로 내민다

벙긋거리고 있다.

절망을 탈출하려 안간힘을 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빌딩

네 비정의 가시가

호수의 숨통을 찌르고 있구나

건물 사이로 쌓이는 쓰레기들

바람마져 이미 죽었구나.


집마다 빗장은 걸리고

호수를 향한 창마저

왜 닫아 버렸는가.


죽어가는 햇살 뒷 켠에서

빨래는 시큼하게 썩어 가고

개구리 논은 사리지고

풀꽃 다락 논은 왜 자꾸 깎여지는가.


이념의 벽만 키우는

절망의 낭떨어지 끝에서

바다의 푸른 꿈만 꾸고 있는


오늘도

사람들은

아가미 입을 벙긋거리며

호수를 마시러 공원을 간다.


뛰고 달리고

장미밭에 코부터 처박고

가슴 크게 벌떨이고

갈대 숲을 지나가는

바람을 마신다.


절망이 터지는 한숨일까?

헐떡 헐떡 찾는 갈망일까?

솟는 분수.



keyword
이전 14화계곡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