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종종 이 얘기를 한다.
“너 어릴 때 말이야, 엄마가 울었을때가 있었는데
네가 와서 ‘엄마 울지 마, 내가 있잖아’라고 했어."
"인형처럼 안길만큼 너무 작은 애가,
엄마를 안아주면서 그렇게 말하더라.”
내 기억에는 없는 장면인데도
엄마의 목소리에는 그 순간이 여전히 선명하게 살아 있었다.
마치 오래된 슬픔 위에 얹힌 아주 작은 따뜻함을
조심스레 다시 꺼내 보는 사람처럼.
엄마는 그때 참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한다.
어른이라서 울고 싶어도 울지 말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해 방 한쪽에서
조용히 눈물 흘리던날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가장 어린 내가, 가장 먼저 다가왔다고.
작은 발을 끌고 터벅터벅 걸어와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엄마의 눈물을 바라보며
작은 손으로 엄마의 등에 매달리듯 안아주며 토닥였다고.
“그때 네 손이… 참 따뜻했어.”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잠시 웃었다.
그 순간에 대해 나는 아무 기억도 없지만
엄마의 목소리에는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되살아나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어른이어서 더 아팠던 날,
아이의 작은 손이 세상 어떤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되었다는 듯이.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나는 아주 작은 나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된 적이 있었구나.
말도 서툴고 세상도 모르는 아이였지만
그 마음만은 분명히 누군가를 일으켜 세웠던 순간이 있었구나.
그리고 어쩌면,
그때 엄마를 위로하려고 내민 작은 손이
지금의 나를 만든 시작점일지도 모른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세심히 들여다볼 줄 알고
맞잡아주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엄마가 회상하듯 건넨 그 말은
마치 오래된 사진 속에서 나를 발견한 것처럼
기묘하게 따뜻했다.
기억에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나의 한 부분을
엄마가 다시 찾아 보여준 순간이었다.
“너는 그때부터 이미 누군가를 위로할 줄 아는 아이였어.”
엄마의 그 한마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렇게 나는, 기억에도 없는 어린 나에게
조용히 고맙다고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