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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동 호서비 Jun 27. 2024

변방인이 본 서울 이야기

창너머 서울은 흐리다

대구서  태어나 학창시절까지 대구서 보냈다.  나에게 서울은 항상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경복궁,창경궁, 청와대, 서울 시청 등은  책에서만 듣은 곳이었다. 고3 학력고사를 치고 방학 때 야간 열차를 타고 상경을 했다. 상고를 나와 고3 가을에 취업한 친구 자취방서 첫날 밤을 보냈다. 서울은 크고 멋진 곳이었다. 첫 인상이 그랬다.

벌써 40년이 넘은 기억이다.

요 며칠 서울 생활이 이뤄졌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온 서울인데 창너머로 칙칙한 하늘만 보인다. 간병인. 가족이 입원해서 따라왔다. 간병인이라 하지만 크게 할일은 없다. 곁에서 달라는 거 주고 일으켜 세우고 눕히고 등등. 평소 일상적인 생활 인데 옆에서 도와줘야 잘 돌아간다. 사람 몸이란 참 희한하다. 한번 탈나니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그나마 움직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고였다면 어쩔뻔했을까? 별로 할일없는 간병인데 드디어 사고를 쳤다. 소변줄을 잠그지 않아서 바닥에 흘렸다. 닦고 치우고

소독했다. 곧 소변줄을 빼면 환자의 움직임도 더 활발해 지겠지.  에피소드가 하나 생긴 셈이다. 큰 병원인데도 조용하고 병실도 생각보다 넓다.


 오후들어 하늘은 더 흐리다. 창밖에 보이는 건 하늘과  건물이다. 건물 사이로 나무가 조금 보인다. 그동안 서울서 며칠이란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 회사일로 출장을 왔어도 하루, 이틀이 고작이었다.  서울 한달살기를 하고픈 마음이 있다. 이문세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광화문 네거리, 정동길, 덕수궁, 하얀 예배당을 가보고 싶다. 물론 예전에 보기는 했지만 더 여유롭게 궁궐과 유적지를 돌아보고 서울을 느끼고 싶다.퇴직한 백수여서 시간이 있다. 서울, 한양은 조선 500년과 현대 150년 동안 이 나라의 수도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의 중심지였다. 그만큼 볼거리와 알거리 느낄거리가 많을 것이다.


책이 아닌 눈으로 몸으로 그 역사를 알고 싶다. 이번에는 작은 병실이지만 조만간 넓은 서울거리를 발길 닿는데로 다닐까 한다. 변방인이 본 서울이야기, 새로운 글쓰기가 될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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