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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현 Apr 12. 2023

연애,결혼 대각성: 최악의 연애는 위기가 아닌 기회였다

메타인지적으로 본 나의 최악의 연애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결혼이란?



메타인지에 대해 먼저 얘기해볼까 한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한 인지 능력(아 내가 지금 이렇게 인지하고 있네..? 아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네..? 나 이거 아네, 모르네...? 등의 깨달음)으로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다. 메타인지가 좋다고 머리가 좋은 학생은 아니지만, 메타인지가 발달한 학생은 공부를 잘하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타인지가 발달한 학생은 시험을 보기 전에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알고 있기에 모르는 것을 우선해서 공부한다. 그래서 시험 전에 모르는 문제를 외우려고 노력을 한다. 결국 모르는 문제를 다 알게 되어 100점을 맞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시험을 못보는 학생은 내가 모르는 것도 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다. 그러니 그 학생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르는 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몰라서 틀려놓고, 알았는데 까먹었다고 말을 한다. 결국 이런 학생은 계속해서 공부를 못한다.


또 예를 들어, 육아맘의 경우 집들이가 있는 날이면 아기 키우기와 집들이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한다. 아이를 몇 시에 맘마를 먹이고 몇시쯤 낮잠을 재워야 하며 손님들 오는 시간에 맞춰 저녁은 뭘로 할지 이마트에서 장은 몇시쯤 배송을 시켜야할지, 계산을 하고 플랜을 짜서 아침부터 움직인다. 이러한 플랜을 짜고 실행을 잘하는 사람 또한 메타인지가 있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나는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메타인지가 없었다. 특히 결혼에 있어서 말이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몰랐었다. 지인들 또한 각자 나름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있었지만, 그 가치관들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나의 경우 3년 전 최악의 연애 경험으로 인해 '각성'을 하게 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지고 눈이 밝아지는, 다시 말해 메타인지가 생기는 날들이 찾아오게 되었다.


인생과 결혼에서 메타인지가 있는 사람은, 특히 메타인지가 있는 여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잘 사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플랜을 짜야 하는지 큰 설계도를 그리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생에서 결혼은 큰 갈림길이다. 다시 말하지만 3년 전, 결혼적령기 3분기에서 겪은 교제는 나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용서못할 술주정과 술주사, 폭력적인 행동들, 주제에 맞지 않는 돈씀씀이, 거만함, 여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 남탓하는 마인드 등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정말 별로인 남자를 만나 좋은 기억이 없는 2년의 연애를 했었다. 고졸 학력, 망한 집안, 모아놓은 돈 0원, 월급여 250 등의 조건들에도 큰 상관없이 그의 다정함에 매료되어 연애를 시작했다. 그는 석사 학력, 중산층 집안, 차1대, 월급여 400에 가까웠던 나에게 자격지심이 있기는 커녕, 내 조건들을 좋아하는 눈치였다. 예전에 여자친구네 집에서 살았다고 했던걸 보면, 여자 등에 빨대꼽고 살아야되는 팔자의 남자였던 것 같다. 나는 위의 저런 존경할 수 없는 기질들을 알았을 때에도 연애를 멈출 줄을 몰라 2년이나 되는 시간을 보내고나서야 고통스럽게 끝을 냈다. 그 당시 내 마음은 쓰나미가 휘몰아치고 떠나 폐허가 된 지역처럼, 인생을 다시 재건불가능할 것 처럼 느꼈었다. 34살의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남자를 만난건 온전히 나에게 원인이 있었다. 그의 다정하고 착한, 나밖에 모르는 것 같은 순전한 모습에 넘어갔던 건 내 마음이 안정감 없이 불안감으로 가득 찼었기 때문이었다. 이 연애 이후로 대각성의 시기를 가지면서 내가 나 자신을 더 선명하게 알게 되고, 안정감이 있는 상태가 되는 순간, 말로만 듣던 똥차 가고 벤츠온다는 연애 여정이 시작되었다. 차에 비유하기가 참 멋쩍지만 똥차를 만났던 3분기를 지나오자 결혼적령기의 끝자락에 끝내는 모든 면에서 롤스로이스같은 남자를 만났다.   


사실 지금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이 있고, 남녀 모두 아직 가진 것은 없어도 부자 마인드를 배우고 탑재 한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이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저 3분기 당시 똥차를 만나며 얼마나 마음이 안정되지 못했냐면, 저런 존경할 수 없는 최악의 자질들(가난의 기질들, 가난의 마인드)을 보고도 내 나이 때문에, 만나왔던 2년의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결혼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단 것이다. 내 기준에서의 결혼할 나이가 훌쩍 지나버렸다는 조급함 때문도 있었을 것이고, 나의 성장 과정 중에 불안 애착이 형성되었거나, 나의 무의식,잠재의식 가운데에 애정이 충만하지 못한 내면 저 깊은 곳 어려움이 있었거나, 그간의 연애 경험들로 인한 아픔들이 발현이 되었던지 여러 원인들이 있었겠다. 그리고 가장 큰 원인은 메타인지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제 자본주의가 뭔지, 결혼 얘기에서 자본주의 얘기를 왜 해야 하는지 얘기해보려 한다. 메타인지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은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곳이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잊어선 안되기 때문이었다. 연애에 앞서 결혼에 앞서 내가 지금 처한 환경을 거시적으로 조망을 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나의 발전과 나의 가족을 위한 현명한 선택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저 위 하늘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봤을 때 내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뾰족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이것이 메타인지이고, 이 메타인지에 기대어 내가 속한 자본주의를 파헤쳐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본주의, 자본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다. 자본주의에서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하지만 돈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에서는 나의 시간과 노동을 돈으로 바꾼다. 다시 말해 돈이 있다면 남의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다. 돈으로 산 시간은 나에게 자유를 준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살게 되면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 사상이 생기기도 한다. 자본주의는 극도로 분업화된 사회이다. 물건도 서비스도 모두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니 돈만 주면 음식 배달을 해주고 돈만 주면 집도 빌릴 수 있고 살 수도 있다. 돈만 있으면 아이 과외도 할 수 있고 돈만 있으면 여행도 갈 수 있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되는 사회가 자본주의이다. 다시 얘기하면 돈이 있어야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사회가 자본주의이다.그리고 이런 자본주의사회는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파악하고 만들어진 사회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나의 욕망이야말로 최고의 동기부여이다. 공산주의가 망한 데는 사람의 욕망을 철저히 무시, 배제하고 사람의 욕망을 큰 정부가 다스릴 수 있을거라 믿은 데에 기인한다. 자본주의에서의 슬픔은 내가 지금 돈이 없으니 자유가 없고 자유가 없으니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게 된다는 점 단 하나인데, 이 슬픔이 아주 큰 것 같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200만명의 미군을 120만명으로 줄였다. 왜냐하면 전쟁도 끝났고 핵무기도 있었기에 군인이 그렇게 많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1100만명의 군인은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100만명의 군인을 달갑게 바라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1100만명의 실업자는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을 중산층으로 만들기로 했고, 결혼을 시켰다. 결혼을 하자 집을 사고 자동차를 샀다. 집은 비싸기 때문에 30년 모기지로 샀고, 당연히 자동차도 비싸기 때문에 3년 할부로 샀다. 매월 집 대출 이자와 자동차 할부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이들은 일자리가 필요했다. 마침 미국은 전쟁으로 초토화된 유럽에 수출을 해서 호황이었다. 공장에 들어가 공장 노동자가 되었고 집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을 갖고 소비도 크게 일어났다. 그래서 1950년대부터 60년대까지가 미국의 초호황 시기이다. 자본주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있어야 굴러간다. 왜냐하면 대량소비가 없다면 공장에 문을 닫고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량 소비를 하려면 결혼을 해야 하고 일자리를 얻어서 일주일에 5일을 죽어라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의 시작은 결혼이다.


남자든 여자든 결혼을 하면 책임감, 부양의 의무가 생긴다. 내 시간은 주로 돈을 버는 데 쓰고 가족을 부양하며 휴일은 하루종일 쉬고 월요일부터 다시 일을 한다. 휴일에 잠을 자느라 남편은 아이와 놀아줄 시간도 없다. 자본주의가 돌아가려면 결혼은 필수다. 결혼을 하면 기본적으로 소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요즘 문제점 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출산율이다. 출산율은 OECD에서 꼴찌 수준인 0.78명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이를 안낳아서도 그렇지만 결혼 자체를 안해서이다. 결혼을 안하는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이다. 청년들은 돈을 많이 벌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미래가 없다. 결국 취직을 못해 결혼을 못하고 결혼을 안하니 출산율은 당연히 떨어진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야 매월 이자를 내고 소비를 한다. 그래야 부부는 맞벌이를 하며 이자를 갚고 교육비를 쓰기 위해 돈을 번다. 결혼은 자본주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노예가 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런데 결혼도 아이도 안낳으니 자본주의가 근본부터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서 출산율 대책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신문기사, 유튜브에 매일 출산율 떨어진다고 떠드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생존하는 데 있어서 결혼과 출산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나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주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번째로는 결혼하지 않고 남들 시선 신경쓸 필요없이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하고 여행하면서 나의 인생을 즐기면 된다. 내가 결혼 안한다고 노후에 걱정할 필요 없다. 무자식이 상팔자일 수 있다. 두번째는 결혼을 하는 것이다.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아니면 결혼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본주의에서 부자가 아니라면 평생 어딘가에 소속되어 급여를 받는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걸까? 사실 그렇다. 그래서 결혼했다면 왠만하면 중간 소득자 이상의 중산층,  더 나아가 자신의 사업을 일구어 중산층 이상의 부자가 될 마음을 먹는 게 좋다.  


그렇다면 부자의 기준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부자의 기준은 부동산 자산 제외하고, 현금성 자산으로만 10억원으로 본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42만명. 2022년 한국 부자보고에 나와 있다. 10억원이 무슨 부자인가 하는 의문이 들텐데, 여기서 얘기하는 것은 현금성 자산 10억원이다. 1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은 42만명으로 대한민국의 0.82%밖에 안된다. 현금성 자산이 10억원이 있다면 충분히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은 왜 아닐까. 모든 부의 흐름은 땅으로 흐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경우도 부동산에 미쳐있었고 현재도 미쳐있다. 자산의 증식은 부동산이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전까진 땅에 에셋 파킹을 해놓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을 알고 있다. 부동산을 소유하면서도 월 현금 흐름이 원활하고, 현금성 자산이 10억이 있는 것은행 대출, 세입자 전세를 낀 영끌 아파트 한채에 10억을 넣어놓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인 것이다. 그래서 현금성 자산 10억 이상을 가진 자들이 진짜 자산가라고 볼 수 있다.


결론은 돈이 없다면 집착을 버리고 분수에 맞게 산다면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주변과 자신을 비교 하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 산다면, 평생 주인으로 살 수 없다. 결혼에 있어서는 나의 가장 큰 니즈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경제적 안정감인지, 나에게 끝없이 주는 애정인지, 둘 다 인지, 어떤 요소가 내가 내려놓지 못하는 요소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 외에 것들을 다 내려놓을 수 있다면, 집착을 버릴 수 있다면 서로가 자산가, 부자가 아니더라도 결혼하면 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결혼이 경제적 안정감이 1순위이고,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나와 내 가정이 삶의 주인이 되어 사는 것을 바란다면 경제적 능력을 우선하여 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본인도 그런 사람을 만날만한 그릇이 되어야 한다.




* ref - 유튜브채널 [제이디 부자연구소]_'자본주의의 결혼_미국의 시작'에서 일부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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