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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도담 Oct 30. 2022

ADHD 1

"ADHD요?"


  어린이집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지율이가 adhd인 것 같다는 선생님의 피드백이었다. 요 근래 본인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격노하면서  손톱으로 여기저기 막 긁어대는 자해 행동을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놀이가 중단되는 경우가 있었나 보다. 집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어린이집에서 특히 더 심하게 그랬던 거 같다.


  아이를 뒷좌석 카시트에 앉히고 운전하면서 집에 오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누군가가 망치로 내 마음을 내 리처 산산조각 난 기분이었다. 아이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되어버린 거 같았다. 힘들다고 내가 너무 화를 많이 냈나, 미디어 노출이 과했나, 배변 훈련한 게 스트레스였나, 모든 게 다 후회스럽고 내 탓인 것만 같았다.


  멘털이 나간 채로 아이 손을 잡고 아파트 놀이터를 뱅뱅 도는데, 유치원 선생님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인 선은이가 생각나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나의 설명을 들은 선은이는 아직 지율이나이가 어려 adhd판단하긴 이르다면서 나를 진정시켰다.


"너무 걱정하지 마. 난 아닌 거 같은데......."


  선은이는 지율이를 종종 봐왔는데, 그때마다 애엄마인 나보다도  지율이랑  놀아주었다. 정말 믿음직한 친구다.


  친구의 말에 진정이  나는 퇴근하고  남편과 고민 끝에 상담센터가서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예약 날까지 내가 무슨 정신으로 버텼는지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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