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었더니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덮었을 때
마음에서 검은 먼지들이 둥둥 떠오른다
환기를 시켜야지
들어오는 바람이 고여있던 공기를 내보낼 때
마음속 해묵은 먼지들도 한숨으로 흘러 보낸다
움직이고 한 가지씩 할 일을 하자
우울이 부유하면 환기를 시키자
달콤한 멈춤에 속지 말자
나는 오늘도 사랑을 할 테다
내 주변을 돌봄으로 사랑을 할 테다
조금은 쌀쌀한 바람에 다른 기분을 얻는다
그래 이 기분으로 무엇 하나 하면 되는 거다
그러면 하루가 맹탕이 되진 않겠지
짜든 달든 맛이 나는 하루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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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동안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았다는 핑계가 길게도 갔습니다. 멈춤은 습관처럼 나를 잠식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감사하면서도 안주하게 됩니다. 또 언제 이 마음이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멈춤으로 도망갈지도 모릅니다. 무소음 태엽 시계를 봅니다. 무소음 태엽은 바삐 돌아가도 조용하고 멈춰도 조용할 뿐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멈춘 것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됩니다. 20분 환기시키는 동안에, 다시 멈추기 전에, 지금 이 마음을 기록합니다. 나는 괜찮습니다. 멀리 살지만 전화로 한 시간씩 떠들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소수 인원이지만 전화만 하면 기꺼이 같이 점심을 먹어 줄 가까이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괜찮습니다.
아파서 애틋했던 겨울이 지나가고 회복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아직 일교차가 커서 감정의 폭도 큰가 봅니다. 어서 따뜻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