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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핑 Apr 08. 2024

제주국제학교 Student-led conference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무엇을 습득하고 이해했을까?

  올 해도 어김없이 ‘SLC Parent Letter’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이 왔다. SLC란, Student-Led Conference의 약자로, 학생들이 컨퍼런스의 주체가 되어 학교에서 습득한 지식과 이해를 입증해 보임과 동시에 부모님들 앞에서 지금까지의 학업 성과에 따른 책임감을 증명해 보이는 자리다. 부모님 학생(자녀)에게 질문을 하면 학생이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컨퍼런스가 진행되다 보니 학부모가 자녀의 학업 성취도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보내준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A student-led conference is a meeting in which students demonstrates responsibility for their academic performance by leading their parents through a review of their work as well as demonstrating newly-acquired skills and understanding.  


  메일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 컨퍼런스에 있어 학생의 책임감매우 큰 것처럼 보이지만, 킨더 학년의 경우는 재롱발표회 수준으로 진행되다 보니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컨퍼런스를 통해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고, 얼마나 관심 있게 학습에 임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그동안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도대체 무엇을 배우고 있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풀릴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올 해로 제주국제학교 킨더 3년 차 학부모로서 그동안의 SLC를 돌이켜보면,
  만 3세 때는 무엇을 이해했는지(선생님의 지시를 이해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선생님의 언어 English를 제대로 이해했는지)가 가장 궁금하였지만 눈치껏 잘 이해하고 있구나 정도만 느꼈던 첫 해였다.


  만 4세 때는 무엇을 배웠고 습득했는지(이때부터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시기)가 궁금하였다. SLC를 역할놀이로 받아들였는지 신난 모습으로 엄마, 아빠에게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설명해 주었다. 집에서 읽고 있던 책들과 그 나이 시기의 관심사가 학교의 커리큘럼과 잘 맞물린 덕분인지 학습활동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만 4세 때 SLC에서 엄마와 함께 만들었던 Life cycle


  그리고  5세가 된 번 학사 연도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엄마에게 보다 정교하게 설명해 줄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응용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질문을 던지고 함께 풀어보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IB 교육의 힘이라고 믿는다).


  가장 재미있기억되는 것은 <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라는 책의 이야기의 주인공들과 주요 소품들을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 인형극을 할 수 있게 만든 섹션이었다. 아이는 인형극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해 주었고, 이후 주인공을 <Snowman and the Three Unicorns>로 바꾸어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 이번 UOI는 엄마의 예술 교육관과 궤를 같이 하여서 인지 아이가 물 만난 고기처럼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해 내는 것 같아 좋았다.  

  사진은 없지만 math영역에서는 이쑤시개와 점토를 이용하여 3D 도형을 만들고, 나에게 cylinder, cone, cube, sphere 등 도형의 이름과 3D 도형의 특징을 설명해 주었다.

  이 외에도 Language-English 영역에서는 그림을 보고 단어의 First letter 찾기, Language-Korean 영역에서는 끝말잇기 그리고 학생 주도의 학습목표 설정을 갖는 시간이 있었다.

  올 해는 지난 2년과 달리 아이가 많이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감 있게 해내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여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고, 다음 목표를 위한 응원도 듬뿍 해주었다.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기억을 꺼내보니 아이가 3년 동안 학교에서 재미있게 잘 놀고, 잘 배우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엄마의 기대보다 훨씬 잘 해내는 에게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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