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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핑 Apr 17. 2024

제주국제학교 엄마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비슷한 취향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취미활동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았던 내가 제주도에서 살기로 한 이유는 오로지 아이의 학교 때문이었다. 그리고 많은 학부모들이 나와 같은 이유로 제주국제학교로 학군을 이전하여 터전을 옮긴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이곳은 네 개의 제주국제학교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학교를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와 타운하우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누군가는 이곳이 외국에 있는 한인타운 느낌이 난다고 한다. 그 느낌이 왠지 맞는 것 같다.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두렵만,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세계의 것들을 받아들일 용기설렘이라는 기대감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 것이 큰 착각이자 혼란과 우울의 시작이다. 이 동네에 온 엄마들 중에 이런 감정 느끼지 않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시라.


  만약 내가 타지에 가게 된다면 이방인은 나뿐이다. 그러니 나라는 사람 한 명이 그곳에 살고 있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스며들기 위해 노력하면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교육도시에는 처음부터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이 없다. 이곳은 전국 각지에서 온 학부모들이 모여서 타운이 형성된 곳이다. 그러다 보니 동네 주민들은 모두 이방인이다. 서로 다른 배경과 가치관, 문화를 가진 이방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나와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때로는 상처받고 우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엄마와 자녀만 제주도에서 거주하는 기러기가족들이 많다 보니 엄마는 참 외롭다.


  나 역시 이러한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울한 일상을 벗어나 오해와 편견 없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받으며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그때 불현듯 대학원 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토론을 참 좋아했었지 하고 말이다. 그래, 바로 이거다.

  

독서 모임


  나는 학부모카페에 독서모임 집 글을 썼다. 2주에 한 번 두 시간 정도 토론을 하는 것으로 날짜와 시간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매 회 모임마다 리더를 정하면 리더가 함께 읽을 작품 선정하고, 토론 전에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모임의 틀을 잡았다.


 독서를 하는 것은 타인의 세계관을 읽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독서 모임을 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용기 있게 말하고 다른 이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라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루 동안 꽤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주었, 여섯 명의 멤버들로 모임이 구성되었다. 매 번 모임을 할 때마다 한 작품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들을 수 있어 내 생각과 마음이 풍부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독서모임은 그때의 멤버에서 큰 변화 없이 지금까지 지속되었다. 코로나와 긴 방학으로 인해 공백이 생기기도 했지만, 열심히 참여한 만큼 감사했다. 좋은 분들을 만나 더 나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느낄 만큼 귀한 시간이었다.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들



  처럼 처음 제주에 와서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새내기 엄마가 있다면 취미 생활을 권유하고 싶다. 영어교육도시 내에는 골프, 봉사활동, 오름 걷기 등 다양한 모임이 있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 이러한 모임을 활용한다면 제주에서의 삶이 보다 활기 넘칠 것이다. 단, 마음에 맞는 좋은 멤버들과 함께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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