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실험.
'사람들은 어떤 것을 궁금해 할까?'
어릴 때부터 궁금했던 물음이었다.
나는 세상의 대부분의 것이 궁금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뭐 때문에 '당연하다.'고 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내가 당연하단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코찔찔 어릴 때 부터 '당연하다.'는 말은 굉장히 상대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운동회에 엄마 아빠가 오지 않는 것은 나와 몇몇 친구들에게 당연했다. 부모님 모두 생계를 위해서는 일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대다수의 많은 친구들에게는 운동회에 부모님이 오는 것이 당연해보였다. 그 아이들은 당연히 부모님이 오신다는 전제하에 행동했고, 당일에도 그러했다.
나와 몇몇 아이들은 우리같은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 준비한 급식을 먹었고 운동장 구석에서 놀았다.
왜 부모님이 안 오신 것인지는 금기시되는 것 마냥 아무도 묻지 않았고 우리는 그 누구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잔잔한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을 한 친구가 와서 와장창 깨기 전까지는.
'너는 왜 엄마, 아빠가 안 왔어?'
금기어가 들려왔다.
모두 입을 다물고 그 아이를 보았고 나는 일하러 가셨다고 말 했다.
나는 당연한 일을 궁금해 하면서 질문하는 그 친구가 대단히 당황스러웠다.
부끄러운 것은 아니었는데 왜 궁금한지 알 수 없어서였다. 당연한데. 일하러 가셔선데. 뭐가 궁금한 거지.
그 친구는 다같이 자신의 부모님이 싸온 간식을 먹자고 제안했고 그 순간 모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는 떨떠름한 친구들도 그 친구도 모두 이해의 범주가 아니었어서 그 친구를 따라갔는데, 그 친구의 부모님이 또 물었다.
'어머니는 어디 계시니?'
나는 하나 집어든 간식을 내려놓았다.
'일 하러 가셨는데요.'
그 대답에 그 친구의 부모님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던 것이 아직 기억난다.
얼굴이 살짝 떨리면서 입꼬리가 억지로 올라갔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왜 그런 표정인지 알 수 없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인사를 하고 다시 모여있는 친구들에게로 돌아갔다.
그 친구의 부모님도 운동회에 부모가 참여하는 것이 당연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부모님의 행방이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어떤 것을 궁금해하는지가 궁금한데,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은 궁금해하지 않고 내게 당연한 일들을 궁금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런 것일까.
여전히 고민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궁금해 할까.
그리고 당신에게 당연한 것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