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맛도 니맛도 아닌데, 그것도 나야.

편의점 포인트 같은.

by 담하dam ha

편의점 포인트가 차곡차곡 쌓여서 이제 곧 사용할 수 있는 1000포인트가 넘는다.

계속해서 쌓이는 마일리지를 보면서 왜 뿌듯한지.

소비한 만큼 쌓이는 것이니, 그만큼 소비를 했다는 것인데도 쌓여있는 것이 뿌듯한 마음이 들도록한다.

조금씩 적립되기 때문에 더하다.

그렇게 조금씩 적립되는 것들이 있는데 사람의 인상인 것 같다.

누군가는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첫인상보다는 계속 보면서 쌓이는 마일리지 같은 것이 있어서 첫인상이 어떠하든, 좋든, 나쁘든, 마일리지가 계속 쌓여서 그 마일리지의 사람을 보는 것 같다.

나쁜 인상 마일리지,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내게 좋은 인상 마일리지 5/10점에 나쁜 인상 마일리지 8/10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좋은 인상 마일리지 9/10에 나쁜 인상 마일리지 3/10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나쁜 사람, 싫은 사람, 좋은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이 따로 있다기 보다는 인상 마일리지의 변화에 따라 좋기도 하고 꺼려지기도 한다.

심지어 점수가 정확히 매겨지는 것도 아니어서 매 순간 달라지고, 어떤 날은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10/10인 사람이 또 다른 날은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9/10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단번에 나쁜 이미지를 가지는 것이 아닌데,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올라가도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 복잡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을 첫인상이나 외모로 보지 않는 편에 속하고, 그 사람의 대화의 깊이나 생각하는 부분, 가치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좋은 인상 마일리지나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쌓이려면 어느 정도 대화가 필요하고 나와 직접적으로 대화하지 않았더라도 대화하는 모습을 보는 정도는 있어야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결국은 잘 모르는 사람은 마일리지가 없어서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아니고 내게 '이미지'라는 것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아야한다.

그러다보니, 나의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인상 마일리지를 쌓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나 아닌 다른 사람과 관계가 있다는 포인트이고.

그래서.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마일리지든 나쁜 마일리지든 인상 마일리지는 뿌듯하다.

그렇다.

그러니까...내게 마일리지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고.

내 대인관계는 그리 폭 넓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딱히, 사람을 점수 매기는 것이나 평가하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의 태도에 따라서 내 마음이 변화하는 것을 수치로 나타내자면 그런 마일리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차곡차곡 쌓인 사람에게는 조금 더 화가 나거나 인내심으로 참아내기가 힘들다.

반대로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잔뜩 쌓인 사람에게는 똑같은 일이어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런 부분 때문에 계속 내 행동을 곱씹게 되는데, 무슨 신도 아니면서 공평하게 화가 나거나 공평하게 좋은 마음이 들어야만 할 것 같아서.

계속 끊임없이.

그래, 그랬을만 했지.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도 갈무리한다.

이런 부분을 누군가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불렀는데 맞는 것도 같지만.

나는 사람을 미워하는데 소질이 없다.

그냥 화가 나다가도 화난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드는 것이. 아무래도 어릴 적에 외할아버지께 엄하게 도덕적 교육을 받아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미운 마음이 들어버리면, 누군지 모르겠지만 세상 누군가에게 두 손 모으고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마음속 기도를 하고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렵지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보니, 내 안에 인상 마일리지도 나쁜것 하나, 좋은 것 하나, 이렇게 하나씩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동시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흑백 사고는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고, 누군갈 미워하기에는 그럴 깜냥이 안 된다.

그럼 왜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있냐고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흑백 사고이다.

사람의 인상은 계속 변하는데, 나쁜 인상을 주는 태도를 볼 때도, 좋은 인상을 주는 태도를 볼 때도 있으니 나쁜 인상 마일리지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가끔은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높은 사람을 만나면 내가 너무 힘들어서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의 태도를 그만 보고싶어서 그만 만나고 싶기도 하고 세상에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있는 사람만 있으면 싶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서 피해갈 수 없는 부분들이다.

어쩌면, 오늘 나를 힘들게한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높은 사람이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더 쌓여서 나쁜 인상 마일리지 따위, 편의점 포인트가 기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것처럼 0으로 되어 버리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생각하니, 오늘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높았던 사람에게 참 미안해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차곡차곡 쌓였으면 좋겠다.

그냥 쌓이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쌓인 포인트처럼, 내 태도와 행동이 좋게 쌓여서 좋은 인상 마일리지가 쌓인 것이면 좋겠다.

그럼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그런 것을 생각하면.

인생이 참 배우고 갈 길이 멀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나쁜 인상 마일리지를 적립했을 수 있다는 것도 계속 기억하고 살아간다.

그래서 더 좋은 인상 마일리지를 가지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이 아니라,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기에.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적립 되려 할 때 즈음엔 누군가 알려주면 좋겠다.

'야, 그렇게가 아니야.'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그런 시간은 어릴 때에나 가능하고 아무도 고쳐주려하지 않고 비난할 뿐이라.

나쁜 인상 마일리지가 쌓인 사람들을 더욱 더 많이 미워할 수가 없다.

좀처럼 미워지지가 않는다.

그러니까, 결국은 좋은 인상 마일리지든 나쁜 인상 마일리지든 얽히고 섥혀서 관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참 엄청난 일인 것이다.

인연은 소중한 것 같다.

이전 20화내맛도 니맛도 아닌데, 그것도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