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름.
물은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당연히 내게도 꼭 필요한데. 많이 마시는 편이기 때문에 더욱 많이 필요하다.
정확히는 커피나 차류를 많이 마시는 것인데.
끊을 수가 없다.
도무지 커피나 차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마시고 마신다.
차가 아닌, 그냥 물을 마셔야 건강해진다고 하는데.
그냥 물도 마시지만 차를 더 많이 마신다.
그래선지 아닌지 검증한 적은 없지만, 어떤 원인이든 나는 목마름을 자주 느끼고 그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서 물을 자주 마신다.
그런 것이 더 있는데.
나는 예술적인 작품들에 목마름을 느낀다.
갈증이 심하면 정말 미칠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데. 이 때의 미칠 것 같음은 말 그대로 머리가 돌 것 같은 느낌이다.
내게 적정량의 수분이 필요하듯이 적정량의 문화 생활이 필요한데 글을 읽든, 음악을 듣든, 영화를 보든, 미술품을 보든. 뭐든 적정량의 예술품들을 보거나 들어야만 한다.
적정량이라 한다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말 할 수 없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은 분명하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그리거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항상 뭔가를 그리거나 쓰고 있었는데 사회에 나오고 그럴 시간들이 줄어들다 보니, 쓰거나 그리는 것과는 반대이지만 예술에 접근하는 활동인, 보거나 듣는 활동으로 그런 갈증을 채워야 했고, 그러하다.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뭔가를 쓰거나 그리고 있지 않으면 답답하고 머리가 어떻게 될 것만 같은 느낌을 느낄 때가 너무 많아서, 아니 대부분의 시간이 그러해서.
방법을 찾은 것이 타인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작품을 보거나 들을 때마다 내 뇌에서는 신비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작품들로 부터 파생된 새로운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구성되어서 하나의 세계로 펼쳐진다. 어떤 때는 숏폼 영상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숏폼 드라마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미니시리즈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웅장한 이미지이기도 하다.
뇌 내의 이미지와 이야기들에 압도 되어서 작품을 감상하면 충만함을 느끼면서 내 안에 소모 되어야만 했던 건들이 소모되는 느낌을 느끼고, 갈증을 채워줄 수 있다. 이것에 대해서 더 설명을 하자면, 너무 지루하고 길어질테니. 이것도 많이 꺼내 놓은 것이니. 지인들에게도 털어놓지 않는 것이니. 여기까지만 하겠지만. 이런 갈증이 내게는 또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고 하지만 굉장히 다른 것 같다.
항상 커다란 카테고리를 놓고서 카테고리로 분류하다 보니, 모든 것이 비슷해 보이는 것이다.
돈을 벌어서 먹고 산다는 명제로 보자면, 사람 사는 것 다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다 너무 다르고 제각각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온전히 이해 받지 못하듯이, 그저 받아들여지는 것인 것 처럼.
나도 온전히 타인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그 모습을 받아들이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부분만 이해한 것이고.
나머지는 모르거나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같은 점이나 이해한 점에만 촛점을 맞추고 '내 사람'이란 카테고리에 넣기도, 반대로 다른 점에 촛점을 맞추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란 카테고리에 넣기도 한다.
사실, 알고보면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다르고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서 같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 비슷함으로 같은 카테고리에 넣었다가 다른 점이 발견되면 꺼내어서 '변했다.'고 하거나, '이상하다'고 하거나 아예 버리기도 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내 주위에만 없을 뿐.
하지만 그 사람도 분명 나와는 아주 많이 다를 것이다.
굉장히 커다란, 우주적 카테고리에서 우리는 같지만 다르다.
그러니, 나와 비슷해 보인다고 하여도 나와 다른 길을 걷고 다른 상황을 만나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일을 하고 다른 것을 본다.
나와 같은 갈증을 느낀다고 하여도, 그 사람은 온전히 나와 다른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같은 갈증을 가진 세상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 실망할 수도 있다.
막상 보니, 너무 다를 수도 있다.
우리는 같은 갈증만을 공유하니까 당연하다.
그러니 우리.
자주 실망하지 말자.
다른 것은 너무 당연하고. 공유하는 것은 몇 가지 뿐이다.
나는 언제나 내 갈증과 같은 갈증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너무 다를 수도 있음을 떠올려본다.
나는 그것도 그것대로 즐거울 것 같지만.
분명, 실망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같기를 기대하지만 같을 수 없는 존재이니까.
그래서 오늘도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같을 수 없는 존재야, 같을 수 없지만 같은 것 하나만이라도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 나의 갈증은 멈추지 않았고. 아직도 갈증을 공유할 사람은 만나지 못했지만.
삶의 다른 부분들에서 공통점을 찾은 사람들에게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놓고.
실망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얼마 안 있어, '와 나랑은 그 부분이 다른 거였어.'하고.
그 사람의 다른 부분을 아름답게 보기로 했다.
'이렇게 달라서 이 부분이 아름다운 거야.'하고 마음 속으로 내뱉으면, 대단한 것을 발견한 뿌듯함이 올라 온다.
그 과정에서 아름답게 느낄만한 것을 찾지 못하거나 잘못 찾아서 또 실망을 하는 시행착오도 겪겠지만.
그 과정을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타인을 아는 깊이가 더해지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의 다름의 아름다움을 보고, 동일한 갈증의 공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