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학원에 새로 오신 선생님이 합류하면서 아이들 여름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2학기에 담임 선생님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사실 흔하지 않은데 새로 오신 선생님이 저학년은 못 가르치겠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고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의(이제는 더 이상 우리 반이 아니게 되었다) 담임을 맡고 내가 오래간만에 저학년 담임을 맡았다.
적게는 1년 6개월부터 많게는 5년 동안 함께한 아이들이다. 1학년때부터 나와 함께한 아이는 어느새 5학년이 되었고 대부분 올해 6학년이 되었다.
이 아이들 역시 저학년이었던 시절이 있었으며, 몇몇 학부모님들은 큰아이부터 둘째까지 가르치면서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제는 진짜 가족 같이 느껴지네요."
어느 날 상담 전화를 드렸을 때 한 어머님이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 집 둘째도 나와 함께한 5년이라는 시간만큼 이제는 나를 선생님인지 옆집 이모인지 모를 정도로 스스럼없이 대하고는 했다.
그런 아이들이 내 손을 떠났다. 속 썩이고 공부 안 해서 맨날 지지고 볶고 했는데 첫 주는 아이들도 새로 바뀐 담임 선생님이 어색한지 자꾸만 나를 찾았다.
단어 숙제는 어딘지, review test 범위가 어딘지 나에게 묻는데 서로 아차 싶어서 한참 웃었다. 그러더니 책을 가지고 바뀐 선생님을 찾아가는 뒷모습을 보니 나도 뭔가 시원섭섭했다.
지난 한 주는 선생님이 바뀐 후 첫 수업이라 새로 오신 선생님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아이들 역시 함께 혼란스러워했는데 한주가 지나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나를 찾는 횟수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왜 자꾸만 선생님을 찾아요?"
이제는 우리 반이 된 3학년 반의 한 아이가 내가 왔다 갔다 하니까 묻는다.
"언니, 오빠들반에 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잘 몰라서 선생님을 찾는 거야. 한 주 지나면 덜 찾을 거니까 이번 주만 여러분이 이해해 주세요"
이렇게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주는 나도 양쪽 반을 신경 쓰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그러던 와중에 그동안 담임 선생님 없이 원장님과 수업했던 우리 반 3학년들이 선생님이 바뀌었다고 스낵파티를준비해 와서 깜짝 놀랐다.
간식과 음료를 준비해 와서 파티하자며 신이 난 3학년을 보고 있으니 귀엽기도 하고 아이들 정성을 봐서라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수업 시작하기 전에 먹자고 한 뒤 간식을 꺼내 다 함께 먹고 마시며 화기애애한 수업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매일 사춘기 고학년들과 서로 밀고 당기는 기싸움을 해가며 수업하다가 오래간만에 어린아이들의 풋풋함에 나 역시 refresh 되는 느낌이었다.
어느덧 3번째 3학년이다. 7년이라는 시간 안에서 만난 3번째 3학년들이다. 내가 반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한 녀석이 친구들에게 Kate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었다고 여기저기 소문내는 바람에 다들 내가 첫 수업시간에 자기소개를 하기 전부터 미리 알고 있었다. 그 아이의 형을 5년 동안 가르쳤기에 둘째도 나를 학원에서 자주 봐서 이미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형과 똑같은 외모에 같은 목소리를 가진 둘째를 가르치자니 기분이 오묘하다.
첫째가 얼마 전까지 우리 학원을 다니다가 옆동네 대형프랜차이즈의 다른 학원으로 옮겼는데 나에게는 아직까지 첫째의 여운이 길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둘째의 목소리에서 자꾸만 수업시간에 첫째가 overlap 된다.
시간이 흘러 이렇게 또 누군가는 내 손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나와 함께 수업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2학기가 시작되었다.앞으로 얼마나 더 아이들과 함께 할지 모르겠지만 파티를 준비해 준 아이들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더 힘을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