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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usunshine Oct 29. 2024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아득한 기억의 먼 바다 너머,

보이지 않는 끈이 우리를 엮었네.
그 날의 차가운 바람이 불던 순간,
이름 모를 서글픈 떨림으로
너와 나는, 서로의 자리를 찾았다.


짧았던 그 첫 순간의 응시,
긴 시간의 흔적이
너의 눈에 흘러 넘쳤다.
나의 침묵 속에 스며든 너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 내 마음속에
깊게 새겨진 것 같았다.


우리가 함께 걷던 길은
낯설고도 익숙한 발자취로 이어져,
우리의 마주침을 준비한 듯
속삭이며 흐르고 있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그림 없는 바람,
그 속에 섞인 너의 온화한 기운은
어떤 설명도 필요 없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우리의 존재를 감싸 안았을 뿐.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서로의 손을 이끌었다.
낡고 흔들리는 마음이었으나,
너를 마주하며
한없이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


매일의 단순한 순간들,
그곳에서 찾아낸 작은 기쁨들이
너와 나를 하나로 이어주었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흐름 속,
우리는 서로를 붙들고
서로의 눈 속에서 같은 그림을 보았다.


흐린 날이 지나도
비 내리는 시간 속에서도
우리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네.
함께한 시간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존재만으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너의 손 안에 담긴 따스함,
내게 다가온 그 조용한 순간,
모든 것이 완성된 것 같았다.


어디에도 쏟아붓지 못했던 마음,
세월 속에 잠시 잊힌 채 남아 있던 그것은
너를 만나며
결국 차분히 제 자리를 찾았다.


너와 내가 함께한 발걸음이
서로를 더욱 가까이 묶었다.
그 길 위에 새겨진 우리만의 흔적,
그 위로 지나가는 바람 속에서
오랜 기다림은 마침내 해답이 되었다.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너와 내가 부딪힌 그 순간,
삶은 더 이상 이전과 같지 않았고,
서로의 곁에서
한없이 자라나는 나날을 맞이하였다.


우리의 존재는 서로를 향해 열렸고,
우리의 걸음은
더 큰 깊이로 흘러갔다.
그 길 위에서,
너와 나는 마침내 하나로 엮여
완전함 속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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