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멀고도 잊혀진 기억 저편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실이
나지막이 우리를 엮어왔으니.
짧게 스친 그 순간 속,
잊힌 그리움이 모습을 드러내었네.
한 걸음 다가서자,
너는 내 안에 고요히 스며들었고,
나는 너의 맑은 눈동자에 비추었다.
오랜 길을 지나며 엮인 실은
고요한 어둠을 가르며 빛나고 있었다.
우리가 다다르는 순간들,
별들이 밤을 건너듯 천천히 흐르며
하나의 빛을 이루었네.
서로를 바라본 그 찰나,
너와 나는
다신 분리할 수 없는 깊이로 스며들었네.
처음 눈 맞추던 그때,
가슴 속 어딘가에 울리던 떨림,
그건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손끝에서 전해지던 따스한 온기,
마음 속에 퍼지던 잔잔한 기쁨,
그 모든 것이 오래 전,
마음 속에 새긴 길처럼 느껴졌네.
너와 나는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의 계절을 지나왔으나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향해 걸어왔지.
바람에 실려온 부드러운 숨결처럼,
우린 가까워졌고,
한 걸음 한 걸음 쌓인 발자국들이
우리 사이를 더욱 깊게 이어주었다.
흐린 날이 찾아와도
우린 서로의 손을 맞잡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다지며
서로에게 기대었다.
땅 속 깊이 박힌 뿌리가 단단해지듯,
서로의 곁에서
다시 피어난 꽃으로 서 있었다.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눈부신 운명의 손길이
우리 발길을 이끌어
서로의 눈 속 깊은 곳에서
가장 맑은 숨결을 마주하였네.
소소한 대화 속에서도,
서로 곁에 머무는 그 순간조차
서로의 마음에서
새로움을 발견했으니.
우리의 발자국이 남긴 길 위로
작은 꽃들이 피어나고,
그 길은 우리 숨결로 가득해졌다.
함께 가꾸어 온 정원 속에서
서로를 돌보며
자라난 사랑을 바라보며
조용히 오는 시간을 기다렸네.
우리는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
서로의 손끝에 닿은 온기 속에서
온 세상은 하나로 흘러갔다.
걸어온 길 위에 은은한 빛이 비추었고,
너와 내가 마주 선 그 순간부터
우린 같은 하늘 아래 서 있었으며
하나의 꿈을 이어갔다.
그 길 위에서,
너와 나는
함께 걸어간 발걸음으로
서로의 존재를 완성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