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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초이 Aug 28. 2024

월간 창업, 프롤로그

사건, 사고 그리고 희망의 기록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


언제부터였을까? 그냥 막연하게 회사를 때려치우고, 회사에 불을 질러 버리고, 회사 사람들에게 "난 그만둘 거야! 이 노예 같은 새끼들아, 그렇게 열심히 일 하는 척이나 하면서 가짜 인생을 평생 동안 살아라!"라고 귀에 대고 큰소리로 소리치거나, 모두가 들으라고 고함을 지르고 싶었을 때가? 


모른다 그냥 난 매일이 그랬다. 아니다, 첫 출근 6개월은 안 그랬던 것 같기도 한다. 그래서, 짱구를 열심히 굴리기 시작했다. 좋은 말로 "구상"이라고들 하는데 목적지도 온전치 않은 하얀색 백지에서 목적지를 점으로 표시할지, 뭐로 표시할지는 모르겠으나, 결론적으로 아무튼 난 여기를 그만두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됐다.


아마 너도 그렇겠지, 너 또한 이런 반복되는 더러운 하수구 속 끈적이는 슬러지 같은, 냄새나는 지긋지긋한 고리를 끊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뒤, 휴대폰을 즉시 들어 자주 접속하던 웃긴 글이 있는 사이트로 직행 가거나, 카카오톡으로 빠져나가 2분 아니 3초 안에 너의 크고 장대했던 계획은 찰나의 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렸겠지?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도 많이 반복돼서 나라는 인간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며,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상상하다가 다시 카카오톡을 봤겠지? 이게 몇 번이나 반복됐지? 한 달 동안 변기에 앉아있을 때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리고 잠들기 전, 또는 네가 인지하지 못한 무의식 저편 어딘가 까지 계속 그대로 올라왔다 내려왔다 지긋지긋한 더러운 짓거리를 반복했겠지? 


내가 그랬다. 


곤충의 허물을 본 적 있나? 그것을 보고서 그것은 가짜라고 생각하겠지 안에 들어 있는 게 없으니까, 네가 회사에서 지내는 모습이 허물 아니겠는가 안에 들은 것도 없이 겉으로만 아는 척을 내세우며 상대의 눈빛과 말투를 통해 답변이 바뀌는 인간 그것이 당신의 상사인가? 이사인가? 상무인가? 아니면 당신인가? 그 사람이 정말 싫겠지 아는 것도 없이 옛날에 태어났고 단지 나보다 회사를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시켜대며 날 평가하니까 그러는 너는? 너는 그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가? 나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인간 밑에서 있어봐야 제2의 이사가 될 것이 뻔하지 않겠는가? 넌 아니라고? 


네 생각이겠지.


넌 아니 나는 나 인척 하는 회사원인 척하는, 잘난 척하는 그냥 하루하루 그런 척 괜찮은 척하면서 살아가는 허물에 불과한 인간이다. 실제가 무엇인지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거기 처박혀서 살아가도 되니까, 내가 허물인지는 나만 아니까 큰 문제없지 않나? 상관없지 않나? 이따위 쓰레기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데 애써서 아니 애쓸 필요도 없이 아무도 모르니까 그냥 그러고 지내도 되니까


여기 이 월간, 창업에 작성하는 내용은 나와 내가 싸우는 내용이며, 내가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해보기 위해 안 해본 것, 하기 싫은 것, 창피한 것을 기꺼이 감내했던 지난날의 고통의 기록이다. 아니, 사건, 사고 그리고 새로운 희망의 기록이다. 



2023년 9월의 최현규에게

넌 다시 거지 같은 안산의 연구소에서 본사로 돌아왔겠지? 그러면서 패턴이 깨져서 짜증 나 하고 있겠지? 그리고, 새벽같이 5시에 일어나, 7시에 출근해서 아침에 병신 같은 100번쓰기를 하고 있겠지, 그딴 짓 좀 제발 하지 마라. 하루에 100번씩 쓰면 그게 이루어질 것 같냐? 무의식을 채운다고? 그딴 쓰레기 같은 성공포르노를 그만 봐라 제발, 


이루어지긴커녕 네 손가락만 아프겠지. 회사에서는 4월에 싸운 멍청한 팀장 아줌마의 목소리에 귀가 거슬리겠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맞다. 그냥 그년의 머리를 키보드로 내려치고 그만둬 버려라, 그리고 그 팀의 멍청한 백대리, 지가 팀을 옮기기 위해 프로젝트를 뭉개버린 멍청한 년 그년 따위 신경 쓰지 말아라, 어차피 네 말이 맞았다. 


2024년 9월 현시점에 보면 종근당건강에서 당플랜, 캔서코치 이런 제품들을 출시했으니까, 네 생각대로 환자식을 출시했으니까, 거기가 멍청하고 늦었던 거다. 네 잘못이 아니다. 아 이런 말도 있었지 넌 네 성격처럼 제품의 출시를 거절했던 상사한테 종근당 건강의 제품을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냈지, 뭐랬는지 아냐 답장으로? 

네가 더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은 네 탓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가? 쓸모없는 짓이다 모두, 하지 말아라 그냥 앉아서 그 자리에서 오전에 4시간 동안 네 과업에 충실해라 그냥. 왜 잘잘못을 따지는가? 세상은 애초에 잘못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없었다. 


그 판단은 누가 하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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