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튀르키예(카파도키아 2편+파묵칼레)
그린투어는 괴레메 파노라마- 데린쿠유 지하도시- 셀리메 수도원- 야프락 히사르 -으흘라라 계곡-비둘기 계곡의 코스로 이루어졌다 오늘 투어도 어제와 같은 가이드님께서 설명해 주셨고 어제 뵀던 친구 분들끼리 오신 어른분들도 또 뵈어 반갑다고 인사를 해주셨다
대부분 관광지는 카파도키아의 특징적인 지형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었지만 그중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달랐다
데린쿠유는 튀르키예어로 '깊은 우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도 개미굴처럼 지하 곳곳으로 깊게 파내려 간 대규모 지하도시다
한때 아랍인들로부터 도피한 기독교인들이 거주하였으며 곳곳에 내부 통로와 환기구가 지하 각층으로 연결되어 있어 실제로 그곳을 지나가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들어오기도 했다
내부에는 생활에 필요한 시설, 교회와 학교, 우물 그 외에도 농장과 가축농장, 감옥까지 다양한 시설들이 있었고 지하에 있다 보니 와인 숙성도 잘 되고 적합한 온도로 보관할 수도 있어서 와인창고도 따로 존재하기도 했다
내부 계단이 매우 좁아 이동이 쉽지 않았지만 지하에 어떻게 이런 도시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였다
통로는 좁지만 곳곳에 적의 공격에 대비해 거대한 바위문으로 도시를 성처럼 봉쇄할 수 있는 시설도 흥미로웠다
셀리메 수도원도 인상 깊은 곳이었다 로마와 비잔틴, 오스만 제국의 문명이 남아 있는 곳으로 8~9세기에 수도사들의 생활 흔적을 알아볼 수 있는 암석 수도원이었다 그 시대에 바위를 깎아 만들었다기엔 굉장히 부드럽고 곡선의 표현이 잘 되어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벽에 반원으로 얕게 파여있는 구멍이 있었는데 가이드님이 거기가 비둘기 집이라고 알려주셨다 내부에는 희미하지만 벽화와 문자 등이 벽에 새겨진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으흘라라 계곡은 카파도키아의 자연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산책코스 같은 곳이었다 아래 첨부 사진과는 다르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눈이 쌓여있어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길 따라 걷다 보면 간식 파는 곳이 나오는데 그곳에 파는 100% 석류착즙주스가 진짜 맛있었다
주문을 받으면 바로바로 즙을 내어 만들어주시는데 그 모습에 혹해 마셔보게 된다
투어가 끝나고 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쉰 뒤 오후 9시에 야간버스를 타러 근처 괴레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야간버스표는 전날 그곳에 있는 회사들 중 가는 목적지에 맞는 회사에 가서 직접 구매할 수 있었다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이틀이나 투어를 같이 했던 친구분들끼리 오신 어른분들을 또 뵙게 되었다 그분들과 여행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어떤 가족 관광객이 반려견 허스키를 데리고 지나가고 있었다
이곳에도 이스탄불처럼 길에서 생활하며 관리가 되는 개들이 많았는데 어떤 엄청 큰 개가 허스키가 샘이 났는지 아님 본인의 구역을 침범했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허스키를 물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허스키는 그 개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 빠져나오지 못했고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달려와 벤치를 이동시켜 그 개와 허스키 사이를 갈라놓으며 상황이 종류 되었다 하지만 허스키가 피를 흘리며 부상을 입어 결국 병원에 실려가기까지 했다
이스탄불에서부터 길에 많은 개들을 보았고 워낙 크기가 커서 물면 어떡하지 했지만 생각보다 온순하고 서로 사이도 좋아 보였는데 새로운 강아지한테는 사나웠었다
한바탕 소동이 있은 뒤 모두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마저 대화를 나누다가 그분들이 타실 버스가 먼저 도착했고 이틀 동안 함께 투어를 해 반가웠던 만큼 마음을 담아 조심히 들어가시라고 인사를 드렸다
그 뒤로 파묵칼레행 야간버스가 왔고 나와 친구는 카파도키아를 떠나 파묵칼레로 향했다
야간버스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좌석이 좁은 데다가 앞 좌석에 앉은 분이 등받이를 너무 젖혀 사용하고 계셔서 더 좁고 답답했다 또한 중간에 차가 정차했었는데 휴게소 같았지만 몇 분 간 정차하는지도 알 수 없었고 눈치를 보다가 화장실 때문에 서둘러 내렸다
차가 언제 출발할지 몰라 건물로 얼른 향했는데 이곳에서도 짐 검사를 했으며 오직 그곳으로만 들어갈 수 있었기에 출구도 돌고 돌아 찾을 수 있었다 차를 놓칠까 봐 급한 마음에 서둘러 다녀왔는데 다행히 버스 탑승뒤로 10분은 더 넘게 있다가 출발했다 그렇게 야간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갑자기 기사님께서 파묵칼레를 외치셨고 거기로 향하는 작은 차로 갈아탄 뒤 오전 7시, 파묵칼레에 도착했다
처음에 여행사 같은 곳으로 안내를 해주셔서 들어갔는데 다음 행선지가 어디인지를 물으시며 기차표도 예매해 주시고 직접 기차역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하셨다 그곳에서 셀축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한 뒤에 일정을 짤 때 오전에 도착해 피곤할 거 같아 쉬고 나올 수 있는 숙소로 향했다
파묵칼레는 숙소가 많지 않았기에 이곳을 했는데 저렴했지만 숙소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곳곳에 먼지가 가득했고 화장실에는 머리카락이 그대로 있었으며 한겨울인데도 커튼만 한 두께의 이불만이 있었다
친구는 피곤하다고 잠시 눈을 붙였지만 나는 피곤함도 가시는 청결상태에 그냥 앉아있기만 했다
청결이 안 좋았던 숙소에서 나와 파묵칼레 하면 떠오르는 석회층으로 향했다 원래는 사진처럼 물이 많아 흐르는 느낌의 석회층을 떠올렸는데 방문했을 때는 건기라서 그런지 물이 많지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물이 많이 빠져있었지만 그래도 석회층이 층층이 쌓여있는 모습을 처음 봤기에 설레었다
여기를 찾아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눈 쌓인듯한 하얀 산 같은 게 멀리서도 보였기에 거기를 향해 걷기만 하면 된다 이곳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다
(미리 신발을 넣을 비닐봉지를 챙겨가시면 더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거 같다)
손에 신발을 들고 그 하얀 석회층에 발을 내디뎠다 생각보다 석회층이 오돌토돌하고 그 간격이 좁아 처음에는 발이 아파서 멀리 못 올라갈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보다 나아져 더 높이 올라가 보았다
중간에 물이 흐르는 부분에 발을 담가보며 잠시 멍을 때리기도 했고 석회층 자체를 처음 보는데 이렇게 규모가 크니 더 새로움에 연신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서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실제로 엄청 멋있는 곳인데 화면에 잘 담기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이번 여행에서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수많은 곳들을 눈에 담고 느낄 수 있는 너무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 같이 온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을 했다 파묵칼레의 석회층도 교과서에서만 봤던 곳인데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고 가기 전에 더 눈에 담았던 멋진 곳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물이 많은 시기에도 와보고 싶다
파묵칼레를 본 뒤 주변을 더 둘러보려고 했으나 이곳은 석회층이 가장 큰 관광지였기에 셀축으로 좀 더 빨리 가기로 했다 여행사 사장님을 찾아뵈어 기차표를 변경하였고 가기 전에 밥을 먹을 먹기로 했다
적당히 무난하게 먹기에 좋은 햄버거 집을 갔는데 손님이 우리뿐이었고 동네 친구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모두 너무 친절하셔서 추운 자리에 앉으려던 나와 친구를 안쪽에 난로 앞으로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음식을 기다리며 잠시 얘기도 나눴는데 감사하게도 이곳에서도 한국인은 너무 환영받는 존재였다 모두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반가워하셨고 그중 한 분은 여동생이 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고도 말씀하셨다
반가운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했다 야간버스를 타고 오느라 몸도 피곤하고 배고팠는데 프랜차이즈가 아닌 수제버거라 더 맛있었다
어느덧 여행사 사장님과 약속한 시간이 되어 숙소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 그 앞으로 갔다
사장님께서 기차역으로 데려다주시며 터키에 대해 이것저것 말씀을 해주셨고 마지막에 아빠처럼 손에 표를 쥐어주시며 좋은 여행 하라고도 말씀해 주시고 가셨다 그렇게 기차에 올라 편안하게 쉬며 마지막 여행지인 셀축으로 향했다
셀축은 고대 그리스의 유적을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기차에서 내렸을 때 바로 눈앞에 그리스의 유적처럼 보이는 기둥이 서 있었다
그동안 카파도키아의 특징적인 바위들을 보다가 오늘 하루동안 석회층과 고대 그리스의 유적을 보니 새롭고 설레었다
오늘은 해가지고 있어서 내일 관광을 시작하기로 하고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설마설마했는데 높은 언덕을 지나가야 했다
날짜도 1월 말을 향해가고 있었으며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보다 아랫지방에 존재하였기에 날씨가 많이 포근했다
카파도키아에서 출발한 뒤 옷을 갈아입지 못했기에 너무 더웠다 또한 그동안의 짐이 쌓여 무거울 대로 무거워진 짐을 들고 언덕을 오르는 게 쉽지 않았다
파묵칼레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했기에 얼른 숙소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으로 서둘러 언덕을 올랐다
숙소 주변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들고 언덕을 올라오느라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마지막 숙소는 너무 좋았다 파묵칼레에서의 숙소가 너무 별로이기도 했지만 이곳이 더 좋았던 이유는 투숙객이 나와 친구뿐이라 방을 업그레이드해 주셨기 때문이다
방에 들어갔을 때 너무 쾌적했으며 화장실도 청결했다 방이 적당히 넓어 짐 풀기도 좋았고 화장대도 있어서 간단하게 짐을 올려놓기에도 좋았다
특히 화장실이 청결하고 넓어서 너무 맘에 들었다 서둘러 짐을 풀고 씻고 나왔는데 만족감의 미소를 숨길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사용한 방은 킹 사이즈 침대라서 이불도 부탁드려 하나 더 받아왔다
푹신하고 따뜻한 곳에서 카파도키아에서부터 이곳까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오느라 피곤해진 몸을 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