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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쉬땅나무 Nov 13. 2023

그리스-로마 신화 in 튀르키예?
/에게해 바다마을

'누구나 한 번쯤'-튀르키예(셀축) 1편

<셀축>





22일 차 1/ 21




여느 때처럼 호텔 조식으로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조식은 메뉴가 정해져 있으며 직접 가져다주셨다 또한 계란은 반숙을 할 건지 완숙을 할 건지도 물어보셨으며 탄수화물부터 단백질에 치즈, 올리브며 마지막 후식에 차와 주스도 주셨다

둘이 먹기 버거울 정도로 진수성찬의 음식이 계속 나왔으며 투숙객이 둘 뿐이라 더 잘 챙겨주셨다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어 좋았는데 그럼에도 카이막을 잊지 못해 나름대로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꿀과 버터를 섞어 빵에 발라먹기도 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호텔 관리자분께 이동을 위해 돌무쉬 정류장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았다


돌무쉬는 튀르키예에서 택시보다는 크고 버스보다는 작은 이동수단 중 하나인데 가깝게는 마을버스 거리부터 멀게는 시외버스 느낌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차마다 행선지가 적혀 있었고 그것을 보고 타거나 기사님들께 여쭤보면 잘 알려주신다 또한 돌무쉬 금액 지불은 출발 전에 기사님이 돌아다니시며 받아가신다




|에페소스 유적



첫 목적지는 돌무쉬를 타고 약 10분 정도에 위치한 에페소스 유적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적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도 등록된 유적지이다

걸어 다니는 모든 곳에 있는 돌들 대부분이 유적이며 주요 유적지는 성모마리아의 집, 잠자는 7인의 동굴, 켈수스 도서관 등이 있다


원래 여행 계획의 마지막 여행지 이곳 셀축이 아니라 그리스였다 하지만 경비와 루트가 맞지 않아 아쉽게도 여행에서 제외되었는데 셀축에서 그리스-로마 시대의 유적을 볼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입장료는 2023년 9월 기준 700리라, 한화로 3만 2천 원 정도 되는데 값이 있는 편이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에 꼭 가보셨으면 한다)



북문으로 들어가면 위의 사진에 나오는 길을 통과해야 유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길 끝에 다다르니 마주한 유적은 유럽의 성당들에서도 조각을 많이 봐왔는데 확실히 모양이나 섬세함, 양식이 모든 게 달라 새로웠다



유적 돌들이 나열되어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눈앞에 그리스-로마 시대의 야외 원형 극장이 있다

테아트론(좌석), 오케스트라(배우들의 연기 공간), 스케네(무대 건축물)가 형태를 알아볼 수 있게 보존되어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 말해 보았는데 실제로도 목소리가 울림을 경험할 수 있었고 위에서 봤을 때 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넓었다


역시 외국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한국분께


원형극장 유적을 보고 한 껏 신이 났다 한 곳만 보았는데도 이미 교과서의 한 페이지는 넘겨졌기에 다른 유적들이 궁금해졌다

길 따라 이동하니 나온 곳은 켈수스 도서관 유적이었다 도서관의 입구 쪽 구조물이 남아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여기가 에페소스 유적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된다 딱 봐도 그리스-로마 시대가 떠오르며 보존이 너무 잘 되어있었다 관광객분들도 이곳에 많이 머무르며 사진을 많이 찍으셨고 딱 보자마자 와 소리가 나올 정도로 웅장하고 멋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곳곳에 있는 섬세함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으며 그 옛날에 돌을 조각하여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또한 보존도 너무 잘 되어 있어 잠시 그 시대에 온 기분이 들게 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 정보를 알아보고 왔으면 더 많은 것들이 보였을 텐데 그 부분이 좀 아쉬웠지만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의해 아쉬움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고양이가 많았는데 이 고양이가 계속 따라다녔다
고양이가 올라서 있는 돌마저 유적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무늬의 돌들과 건물들을 보고 그리스-로마 시대의 흔적들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들어왔던 북문으로 나가 어김없이 기념품으로 지역 마그넷을 샀다

에페소스 유적이 있는 곳답게 마그넷 모양도 유적을 그대로 본 따 만들어져 있어 더 맘에 들었다






|내가 사랑한 도시 '쿠샤다시'



에페소스 유적 앞에서 다시 돌무쉬를 타고 처음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다른 돌무쉬를 타고 바로 다른 곳으로 향했다


돌무쉬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가니 파란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도착한 곳은 쿠샤다시라는 도시였다

쿠샤다시 지명은 터키어로 새를 뜻하는 '쿠쉬'와 섬을 뜻하는 '아다'가 합쳐진 것으로, 항구 앞에 있는 괴베르진 섬이 새의 형상을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휴양도시로 관광사업이 많이 발달되어 있었고 그래서인지 곳곳에 관광객도 많이 보였으며 날이 맑아 더 멋진 도시였다

한국의 제주도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쿠샤다시는 언덕에 대부분의 편의시설들과 숙소, 건물들이 있었으며 언덕 아래로는 에게해의 파란 바다가 보였다


정류장 앞 풍경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야자수


바다를 보러 내려가는 길에 관광도시답게 주변에 기념품가게가 많았고 옷가게며 다양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니 어느새 바다에 도착했다

쿠샤다시는 바다를 보러 가자 해서 온 곳이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날씨도 너무 좋았으며 공기도 맑았고 특히 바다가 너무 아름다운 도시였다 오늘의 계획은 간단했다 휴양도시인만큼 그저 앉아서 바다를 보며 멍 때리고 기념품도 사는 일정이었다


바다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카페가 어디인지 알아봤는데 바로 바닷가 앞에 스타벅스가 위치해 있었고 사람도 많이 없어 그곳에 들어가 쿠샤다시의 바다를 만끽했다 바다색깔이 정말 에메랄드 빛이었으며 햇빛에 비춰 아름다움이 한껏 더 빛났다 친구와 구경하는데 몇 없는 손님들 중 한 분이 의자 사진을 찍으시길래 보았더니 고양이가 추위를 피해 들어와 쉬고 있는 것이었다


어디를 가던 강아지와 고양이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카페 안에 들어와 있는 건 처음 보았다 고양이는 피하지도 않고 자리를 떡하니 잡아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나중에는 다른 손님들에게 가서 좋다며 애교를 부리기도 부리다가 밖으로 알아서 나갔다



가만히 앉아 밖을 보는데 섬 같은 것이 보였다 찾아보니 괴베르진 섬이었는데 따로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추워서 딱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없어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글을 쓰며 길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저곳에도 성이 있어 옛날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된 점이 좀 아쉬웠다


바다 위에 있는 곳이 괴베르진 섬이다

원 없이 에게해의 바다를 보고 나온 뒤 주변을 둘러보러 나섰다 스타벅스가 있는 곳 주변도 쇼핑센터처럼 형성되어 있었는데 방문한 날짜가 쉬는 날이었는지 가게가 다 문을 닫아서 따로 보지는 못 했다

평상시에는 상점이 열려있어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바다 쪽 광장으로 더 나아가 보았다 튀르키예임을 알리는 국기를 군데군데에서 볼 수 있었고 휴양도시 하면 떠오르는 야자수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또 가족과 친구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면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었으며 찬 바람이라 춥기까지 했다 밖에 앉아 바다를 더 구경하면 좋았겠지만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돌무쉬 정류장이 있는 언덕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길에 아까 봐 두었던 가게들에 들어갔다 먼저 계속 눈에 밟혔던 옷가게에 들어가 구경을 했는데 너무 예쁜 분홍색 니트가 있었다 이미 가방은 과부하되었지만 니트 하나정도의 자리는 남아있었기에 입어나 보자 하며 입은 것이 친구의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에 바로 구입을 했다


다음 가게는 쿠샤다시의 마그넷을 사고 싶어 들어가 보았는데 해안도시와 어울리는 마린 느낌의 마그넷과 사장님이 직접 만드셨다는 조개로 된 모빌도 있었다 이렇게 예쁘고 퀄리티도 좋은데 가격까지 저렴했기에 안 살 수가 없었다  


모빌은 흔들면 조개알 같은 소리가 나 쿠샤다시의 바다가 생각나게 해 준다


만족스러운 쇼핑을 한 뒤 다시 돌무쉬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모레면 길었던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유럽 여행을 한 것도 이렇게 장기여행을 한 것도 모든 게 다 처음이었는데 지금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계획대로 여행할 수 있었으며 완벽하게 많은 경험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진짜 후회 없이 여행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가족들에게 그리고 같이 오지 못한 다른 친구들에게 여행에서 있었던 많은 일들이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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