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님 Oct 28. 2022

개발자로 살아본 소감

개발자로 전향해서 달라진 점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개발자로 전향한다는 것은 아직도 신기한 일인가보다. 또한 여전히 개발자로 전향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종종 친구의 지인이, 블로그 댓글에 어디서 코딩을 배웠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자기도 가능할지 물어본다.


내가 어떻게 감히 타인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그저 내가 경험했던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내가 느낀 것을 전달해 줄 뿐이다. 나는 무턱대고 시작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있었고, 성과도 없이 천만원을 버렸다. 내가 좀 더 계획적으로 준비했었다거나 그 때 알았다면 좋았을 사실들을 말해주고 싶어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덧 개발자로 일한지 2년차가 되어간다.



개발자가 되기 직전의 나는 서비스직에 있었다.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고 그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한다. 진상 고객을 만나도 일단 웃어야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쉽게 상처받는 타입이 아니라 나름 서비스직에 최적화 된 성격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비스직이 그러하듯 항상 갖춰진 상태를 요구한다. 풀메이크업에 단정한 옷차림, 웃는 얼굴과 친절한 말투까지. 거기다가 연차를 쓰기에도 눈치가 보이고, 고객이 올까 화장실도 쉽게 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급여는 최저보다 조금 더 받았던가?


물론 서비스직의 좋은 점도 있다. 다른 업무와 비교하여 ON/OFF가 명확하다. 업무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퇴근시간만 지나면 회사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생기는 소소한 즐거움도 장점 중 하나이다.


나는 개발자로 일하기 전까지 회사가 이렇게 자유로운 곳인 줄 몰랐다. 중간에 자리를 비워도 되고, 연차도 상의 없이 올려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일정에 여유가 있으면 커피를 사러 나가도 된다. 또한 매일 생얼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말하고보니 개발직과 서비스직의 차이라기 보다는 사무직과 서비스직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개발자가 되어 좋은 점은 가장 먼저 연봉이다.

서비스직, 디자이너 모두 임금이 낮은 직군이다. 그렇다고 연봉 상승률이 그렇게 높은 직군도 아니다. 적어도 내가 일했던 곳은 그랬다. 하지만 개발은 적어도 서비스직이나 디자이너 연봉부터 시작이다. 같은 1년 경력을 가졌을 때 개발직은 더 많은 연봉 상승폭을 가진다. 초봉은 별 차이 없이 시작한다 해도 이직을 할수록, 경력을 쌓을 수록 급여가 눈에 띄게 오른다. 다른 직무였을 때는 연봉협상을 한 기억이 없다. 그저 주는대로 받았을 뿐.. 그러나 이직을 하면서 25%이상 연봉을 올려서 계약했고, 앞으로도 내가 노력한만큼 올라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보였다. 



두번째로는 자기발전이다.

특히 서비스직과 비교하여 느끼는 장점인데, 나는 서비스직에 있으면서 언젠가 내 자리가 대체될 것 같아 불안했다. 어리고 예쁜 친구들은 매해 졸업하고, 내가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래할 수록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개발직은 업무를 하면 할수록, 경력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의 대우를 받는 직업같았다. 실제로 연차가 쌓일수록 배우는 것도 많고 스스로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 내가 언제까지 열정을 잃지않고 노력할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모르는 것을 알아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재미있다.



마지막으로는 재밌다. 

일이 재밌어봐야 얼마나 재미있겠냐만은 지금까지 했던 일들 중 가장 흥미롭다. 다른 누구보다 다양하고 개연성 없는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직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이다. 막상 해보니 내가 상상했던 일이 아니었거나, 생각보다 직무가 안맞다고 판단하면 바로 그만두는 편이었다. 짧게는 한달이었고 길어도 1년을 못채웠다. 그러나 지금 하고있는 일은 1년을 채우고 2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유지하고 있는 직업이고, 아직도 딴생각이 안드는 것을 보면 개발이 나름 잘 맞나보다.

    





이전 09화 디자이너, 기획자와의 협업(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