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축구 열정을 막을 수 있는 것

아픈 아이 돌보기

by 끼우

내가 아무리 축구에 열정적인 축구하는 어린이(축린이, 축구를 막 시작한 사람을 일컫는다)라고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아이들 돌봄이다. 우리 가족에서 내 역할은 엄마다. 아이가 아프면 워킹맘이 휴가를 쓰듯이, 나 역시 스케줄이 리셋됐다. 워낙 잘 아픈 아이들도 아닌데 아프고 나면 축구를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 생긴다.(그래도 방학에 아파주어 고마웠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의 역할


아이들이 유아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전처럼 힘든 편은 아니다. 다만 내가 옆에 있어 안정감을 찾을 뿐이다. 축구를 하루 이틀을 쉬고 나면 나만 도태되지 않는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어쩔 수 없는 결석이다. 말이 결석이지 아이 수발하기 바쁘다. 병원에 함께 다녀와야 하고 삼시 세끼 밥을 챙겨야 하며 시간마다 아이의 약 복용을 체크한다. 학원을 빠진 진도를 집에서 보충해야 한다.


새벽이면 중간에 일어나 아이가 고열이 나지 않을까 마음 졸이며 귀에 대고 온도를 측정한다.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꿈 인지 현실인지 구분 못하는 새벽이라도 해열제 교차복용도 생각해야 한다. 식사 양이 줄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과 간식을 준비해둬야 한다. 이렇게 하루 이틀 지나다 보면 내 체력이 고갈됨을 느낀다. 아이가 하나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꼭 한 아이가 다 나아질 즈음 다른 아이가 시작된다. 아이가 많은 집의 병 패턴이다. 그래서 소아과 VIP가 되곤 한다.



전업주부, 아이들의 비상대기조


그럴 때면 멍하니 SNS에서 말하는 축구 기본기 영상을 흘려 넘기면서 눈으로 공부했다. 나가서 운동할 수 없음에 아쉬운 마음을 그렇게 달랬다. 여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엄마의 역할이 먼저고 축구하는 나는 뒷전이 된다. 결혼 10년이 넘어서야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사나 생각했는데 여전히 엄마의 삶이었다. 현재 내가 다니는 여성 축구 안에서도 학부모들이 있다. 가끔 안 나오는 집들은 아이가 아파서다. 축구장에 나와서도 핸드폰을 수시로 체크한다. 갑자기 아플 수 있는 아이의 상황이 언제든 생기기 때문이다. 전업주부 엄마들은 언제나 아이들의 비상대기조다.


어떤 친구는 아이를 갖기 위해서 축구를 쉬기도 한다. 수정체가 자궁에 붙었을 때 축구하다가 뛰면 수정체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운동을 하지 않는다. 그게 의사의 말인지 알 수는 없었다. 축구하고 싶은 마음을 가로막는 것,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들이 아프기 전까지. 축구를 할 때 내가 됐다가 다시 엄마라는 현실로 돌아온다. 오전 9시가 돼서도 고민하고 있었다.


“엄마 축구 가고 싶어?”라는 아이의 물음에

“엄마 축구 안 갔으면 좋겠어?”라고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응. 안 갔으면 좋겠어. 집에 혼자 있으면 무서워.”

“알겠어. 엄마 오늘은 축구 쉴게.”




‘엄마는 축구장 가고 싶어’, ‘네가 아파도 엄마는 운동하고 싶어’

라는 말이 마음 속에서 수없이 메아리쳐도 입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아이가 상처 받을까봐. 아직은 내가 돌보아야 하는 내 아이니까. 그 뒤에도 나는 계속 축구는 할꺼니까. 축구를 오래한 날들이 모래사장처럼 커진다면, 두 달에 한 번쯤 빠진 횟수가 작은 모래처럼 작아지는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아이들도 건장한 청년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고 있겠지.





(덧붙이기)))))))))

+글을 쓰는 지금도 얼른 쓰라고 보채는 세 아이다. 어제부터 시작한 젤다 게임을 엄마와 하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아파도 게임할 힘은 있나보다. 퇴고 해야하는데.... 방학이라는 핑계로 조금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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