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by 김지숙 작가의 집

우리 선생님



우리나라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경우라면 선생님에 대한 이갸기가 한부번 정도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국민학교 체육선생님이 생각난다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에도 없다 너무 세월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국민학교 때에 키가 큰 편이라 달리기를 꽤 잘 했고 국민학교 대표 선수로 나가서 부산시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대회를 치르기 위해 구덕운동장에 가기도 했었다

우리반 담임선생님이 아니었지만 선수들을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하신 분이었다 나는 그다지 선수가 되는데 애착이 없었기 때문인지 스타트에서 한발 늦어서 실력 발휘를 못하고 예선전에서 탈락했는데 그 때 실망한 선생님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율동선생님은 중학교 때에 선생님이다 그때는 체육시간과 달리 율동 시간이 있어서 요즘 같으면 발레 기초와 댄스 스텝 같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운동에 별다른 취미가 없던 내게 율동선생님은 정성을 다해서 동작을 가르쳐주셨고 방과후에 특별히 남겨 율동에 대한 다양한 연습을 시켰다 정말 좋아하고 취미가 있었다면 선생님의 성의를 봐서라도 좀 열심히 햇을텐데 난 그러지 못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막상 내가 선생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에 있다보니 열의가 없는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얼마나 고역인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생님께도 미안한 마음을 뒤늦게 가지게 되었다

생물선생님은 내가 좋아하던 분야의 선생님이라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멀 선생님은 제법 연세가 있는 분이셨고 학교의 화단에 꽃을 가꾸기를 즐기던 모습을 종종 봐왔다 마치 내 아버지께서 화단에 꽃을 다루는 솜씨처럼 생물선생님도 늘 화단에 새 꽃을 심기도 하고 씨앗을 받기도 하고 국화를 접붙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관심이 없었지만 나는 내 아버지께서 가을이면 늘 새로운 국화꽃을 탄생시키는 재주를 지니셨기에 어느 정도 국화의 접붙이는 작업에는 눈썰미가 있었다

당시에 나는 내가 어른이 되면 새로운 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식물학자가 되어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나름 또래에 비해 나는 식물에 관한 잡다한 지식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식물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는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식물학자의 꿈은 여지없이 버리고 시인 학자가 되기로 했다

중학교 시절 여러 선생님을 돌이켜 생각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내가 학생을 가르치면서였다 선생의 입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선생의 마음도 학생의 마음도 다 이해하게 되었다 대체로 꽤 오랜 세월 학생이었던 나는 비로소 선생이 되면서 나름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긴긴 인생에서 맨처음 누구를 만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도 중요하다 정말 좋은 선생님도 만났지만 악덕 업자 같은 선생님도 만났다 좋은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을 반날 확률은 늘 반반이었다 내게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원망 같은 감정들은 상대적이긴 하지만 나는 그런 나쁜 선생이 되지 않으려는 그 마음은 늘 가졌었다

나이가 들어 언젠가부터 아이들을 키우면서 세학년이 되면 늘 좋은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는 시절인연의 기도도 했다 그들이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에 좋은 사제지간이 되어 좋은 인연으로 엮이기를 기도했다 그 특별한 관계에서 존경할만한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를 꽤 오랜 세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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