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치기

by 김지숙 작가의 집

팽이치기


별달리 놀이기구가 없던 시절에는 팽이 구슬 딱지 등이 주요 장난감이었다 이 중 하나만 있어도 신나던 놀 던 시절에 나는 팽이를 돌려 본 적은 없었다 아니 돌려볼 엄두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오빠는 어린 나이이지만 팽이의 달인이었다 팽이 위에 온갖 그림을 그려 자신의 것을 유달리 표현해서 돌때마다 다른 팽이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팽이가 축을 중심으로 실을 돌돌 감아서는 어떤 각도로 바다에 내던지면 팽이가 돌아가면서 위면이 여러 색깔로 보이는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는 정말 신나는 놀이였다

오빠의 팽이 집에는 다양한 종류의 팽이가 있었고 나는 오빠가 학교에서 오지 않는 동안 돌아가지 않는 팽이를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다 왠지 나무로 된 팽이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팽이 놀이는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고 팽이 윗면에 끈을 돌려 총총 감은 다음 새끼손가락과 약손가락 사이에 끈을 끼우고 팽이를 던진다 진사람이 먼저 던지고 이긴 사람은 진 사람의 팽이 위에 던지면 상대 팽이가 멈추면 이기는 께임이다

또 동시에 팽이를 바닥에 던져 팽이가 더 오래 돌아가는 쪽이 이기는데 더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팽이채로 팽이를 쳐서 더 오래 돌아가면 이기는 게임도 있다

팽이치기는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놀이이다 아마도 머리가 희끗한 중노년이라면 팽이 이야기를 하면 공감대를 느낄 것이다 팽이를 아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의 차이를 통해 추억의 풍요와 추억의 빈곤의 세대를 나눌 수 있을까 좋은 생각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추억은 풍요롭고 시대는 가난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전통춤 상모돌리기를 보면 팽이치기 생각이 난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들이 단순히 원형으로 돌기만 하는데 그렇게 다른 느낌을 주며 매순간 가슴을 벅차게 한다 팽이는 가끔씩 다른 모양들이 뱅뱅도는 모습에서 연상되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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