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떡

by 김지숙 작가의 집

빈대떡



빈대떡은 이름과는 정말 무관한 상상을 하면서 먹었다 어릴 적에는 왜 빈대떡일까 빈대가 든 것도 아니고 떡이 아닌데 왜 떡이라고 할까라는 생각을했다

병자병餠子餠이라는 원래 이름이 세월이 변하면서 진자떡에서 빈대떡으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원래는 제사상이나 교잣상에 고기를 높이쌓을때 밑받침으로 사용하던 음식이었는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요리가 되어 빈자貧者떡이라고도 하고 빈대가 많던 정동貞洞을 빈대골이라고 했고 그곳에 빈자떡 장수가 많아 빈대떡으로 이름이 변했다는 설도 있다

이름이야 어디서 왔건 사실 상관이 없지만 우리집에서는 명절이면 늘 녹두전을 부쳤다 녹두를 물에 불려 껍질을 모두 벗기고녹두를 맷돌에 거칠게 갈아 녹두전을 붙였고 이를 빈대떡으로 불렀다 빈대떡은 잘 갈아 놓은 녹두가루에 고사리 파 김치 돼지고기 고추 숙주 등을 숭숭 썰어 넣어 프리이 팬에 부쳐서 먹는다

밀가루나 쌀가루를 넣지 않고 순수 녹두만을 반죽으로 써서 만들어야 씹히는 그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들어온다 다른 가루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녹두전의 맛은 달라진다

그래서인지 녹두전은 굽자마자 그 자리에서 동이난다 굽자마자 먹어야 제일 맛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기 때문이다 다 만들고 나서 차례나 제사를 지내고 나서 먹으면 정말 한 맛이 사라진다 그래서 상에 올리는 양만 굽고 반죽은 남겼다가 귀찮지만 식사 전에 바로 구워먹었다 바삭한 녹두전을 간장에 찍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식구들 누구나 좋아하는 맛이었다 가끔씩 재래시장에 가면 녹두전을 팔기는 하지만 딱 한번 사 먹었다 정말 녹두만을 사용하는지 아닌지 몰라서 먹었는데 맛도 모양도 조금 달랐다 아니 어쩌면 옛말 기억 속의 그 맛과 모양이 아니라서 두번 다시 사먹어 본 적은 없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해 먹을 수 있는데 여태 한번도 시도하지는 못한 걸까 조만간 녹두를 사서 엄마가 하던 방식으로 녹두를 불리고 껍질을 벗기고 멧돌대신 도깨비 방망이로 갈아서 갖은 채소를 넣어 녹두전을 만들어 먹고 싶다 과연 오래 전의 그 맛을 나는 재현할 수 있을까 도전해 봐야겠다 맛을 기억하고 있으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슷한 맛이 아니라 바로 그 맛을 찾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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