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탕 장어구이

by 김지숙 작가의 집

장어탕 장어구이




낚시를 좋아하시던 아어버지의 낚시대에 걸려든 물고기들은 대체로 장어 종류가 많았다 민물이든 바다낚시든 가리지 않고 물고기를 잡아오셨다 바다장어가 잡혀 온 날은 엄마는 장어탕을 만들곤 했다 굴고 튼실한 장어의 경우는 반으로 갈라 연탄불에 석쇠구리를 하면서 고추장 양념을 몇번이고 발라 다시 구워 먹기도 했는데 이 장어구이는 정말 맛이 있었다

작아서 어중간한 크기의 물고기들은 대락 손질하여 푹 고았다 한참을 큰 솥에 고은 물고기들은 살이 뼈와 분리되었고 살을 으개어 소쿠리에 받쳐서는 살과 뼈 껍질을 따로 분리한다 몇번 물을 부어 뼈와 껍질에 붙은 살을 발라내고 살만 발라낸 것과 섞어 아주 커다란 솥에 함께 넣었다 여기에 고추가루 고추장 된장을 풀고 고사리 양파 청량고추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맨나중에 숙주 대파를 넣고 다시 푹 끓여준다

이렇게 끓인 장어탕은 장어만 들어 있는것이 아니어서인지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난다 최근들어 어느 식당에 장어탕을 먹으러 갔는데, 장어가 통째로 잘라져서 나왔다 기대했던 엄마의 장어탕이 아니라서 당황스러웠고 또 실망했지만 맛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아직은 내손으로 장어탕을 끓여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장어구이는 미트에서 사서 가끔씩 구워먹곤 한다 예전의 맛은 아니지만 추억 달래기에는 그래도 안성맞춤이다

어느 날 낚시를 갔는데, 지인의 사위가 잡은 장어구이를 즉석에서 요리해 내놓아서 맛본 적이 있다 정말 맛있었다 식당에서 먹어 본 것이나 마트에서 사서 먹은 것과는 맛이 비교되지 않았고 엄마의 장어구이 맛을 많이 닮아 있었다 추억 속의 그 맛을 재현해 주었다 마음 속으로 울컥했다 내가 먹고 싶었던 내가 하지 못하는 맛을 이렇게 이곳에서 남의 손을 빌려 맛보게 되는구나 하고 또 엄마의 손맛 추억을 짧은 순간 되돌려 받는 느낌을 받았다 감사했다

이전 06화호박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