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절미는 구멍이 숭숭 뚫린 장독 뚜껑모양의 떡시루에 면포를 놓고 찹쌀가루를 쪄서는 돌절구에 찧은 뒤 콩가루를 입혀서 모양을 만든다 간혹 팥이나 깨 같은 다양한 종류로 옷을 입히지만 역시 최고의 인절미는 변함없이 콩가루를 입히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인절미를 만들 때에 쑥을 같이 푹 쪄내고 반은 따로 떼 내어 찐 찹쌀을 돌절구에 찧을 때에 같이 넣어서 만들었다
인절미는 이괄의 난으로 공산성에 피신한 신하가 임 씨 성을 가진 농부가 만든 떡을 한입 먹고 나서는 절미絶味라는 말을 한 데서 비롯되었고 임 씨가 만든 절미라 임절미에서 인절미로 바뀌었다고도 전한다
하고 많은 떡 중에서 할머니는 꼭 인절미를 고집하셨다 찹쌀을 많이 먹어야 <골이 매인다>고 그래서 건강하고 똑똑한 사람이 된다고 믿으셨고 생일에 인절미를 먹어야 넘어지지 않고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면서 팥인절미를 고집하셨고 명절이나 제사 때에는 콩인절미를 고집하셨다 덕분에 제사가 많고 식구가 많다 보니 우리 집에서는 하얀 백설기와 인절미는 자주 만드는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따뜻할 때에 인절미를 잘못 먹으면 목에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덜 식은 상태로 먹기보다는 완전히 식어서 쫄깃한 상태가 되어 먹으면 훨씬 더 식감이 좋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인절미를 만들었다 찹쌀가루에 소금을 조금 넣고 설탕도 조금 넣어 채에 내린 다음 주먹으로 꽉 잡으면 모양이 잡힐 정도의 습기를 주어 면포를 깔고 찜기에 40분 정도 쪄서는 도마 위에 올린 다음 돌절구가 없어 어느 정도 식었다 싶을 즈음 손으로 열심히 치대기를 했다 제법 떡처럼 탄력을 가지기 시작했고 일부는 떼어 깨를 입히고 일부는 떼어 시장에서 사다 놓은 콩고물을 입혔다 이렇게 적은 양으로 만드니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엄마는 옛날에 찹쌀가루를 아주 많은 양을 쪄내어 밥살에 콩가루를 뿌리고 대량으로 만들어 이 집 저 집 나눠주던 손 큰 큰집 살림을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 엄마의 당시 목표는 늘 딸들이 종갓집으로 제사 지내는 집으로 시집가지 않는 것이었고 그 목표는 쉽게 달성되었다 눈으로만 보고 입으로만 먹었던 인절미를 직접 만들다 보니 엄마의 그 아득한 봄날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