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의 시인 혜월당 Feb 08. 2024

고집은 헌 집이다

 


고집은 헌 집이다



고집固執은 가두고 두려워한다는 의미이다 고집이 세다는 것은 자기 의견만으로 일관되게 버티며 이는 일정 경험이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심상의 재생반복으로 본다 어른들은 오랜 세월 살아가면서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던 경험의 기준치를 순간순간 드러낸다

이는 경험 속에 스스로 새긴 이미지로 이를 통해 현실을 바라보기에 현재에 살기보다는 과거의 기준에 사는 편이라 고집불통 혹은 황소고집 아집我執이라는 상태로 불리며 점점 그 몸집을 불려 산 세월이 길수록 고집의 크기는 자라게 된다 그래서 대체로 어린아이들의 고집은 주변 어른들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것을 그대로 답습한 편이며 보고 배운다는 말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나이가 들수록 아집我執이 강할수록 타인보다는 오히려 자신에게 불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실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묶고 있는 고집이 키운 몸집이기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그것은 고집이라고 하지만 어른의 그것은 아집이라고 한다 

고집이 세다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발동된 것이기에 자신이 살면서 가진 기존의 가치를 변화시키기 쉽지 않다 고집이 더 자라면 고집불통이나 황소고집 아집이 되기 때문에 그전에 생각을 유연하게 하는 방법을 익혀 수정해야 한다

상대가 고집이 세다면 상대방의 생각이 틀렸다는 단호한 표현보다는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지적을 하기보다는 대사이나 상황 등을 바꾸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사고의 유연성을 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처법으로 상대의 인식에 변화를 주거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비유의 방식으로도 상대의 고집을 녹여낼 수 있다 상대의 직업군이나 세상을 살아가는 주요 배경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비유하여 설득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상대의 눈높이에 맞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유난히 고집이 센 아이가 있다 그 아이에 대한 기대와 제어가 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금지를 당하는 경험을 많이 한 경우에는 유연하기보다는 고집이 센 아이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난다 고집이 센 아이는 보는 사람 함께 하는 사람들도 힘이 들다 

하지만 가장 힘든 사람은 본인이다 잘못하고 실수했을 경우 다그치기보다는 격려와 성공을 위해 도와주는 방식으로 아이가 자신의 내면에 지어둔 헌 집을 부수고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이해와 상대를 인정하고 응원을 할 필요가 있다 

노인이 되면 보수적이며 성격이 잘 변하지 않고 안정감을 추구한다 이는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 아니러는 인식을 하면서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버릴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너무 어려서 많은 것을 할 수 없고 노인은 나이가 들어서 많은 것을 할 수 없는 이유에서 노인과 어린이는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기 쉽다 상실에 대한 우울감 주관적 판단 경직성 보수성 조심성 애착 회상 유산 의존성 등을 특성으로 가지며 이기적이고 내향적이며 순응주의적 성향이 뚜렷하다     

주변의 아집이 강한 어른이 많고 노인 인구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세대 간의 감정의 골은 깊어진다 나이가 들면 오랜 세월 생각 속에 지은 헌 집을 부수고 새집을 짓기에는 용기도 부족하고 이러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견딜 여력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고집이 이미 황소고집에서 독불장군 아집으로 넘어간 상태인 이러한 상대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양하고 유연한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갖도록 의도적으로 게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변함없는 삶에 일관되게 살아가기보다는 새로운 환경과 생활 속에서 해묵은 감정의 덩어리들을 잘 관리하여 헌 집을 리모델링하듯이 묵은 마음을 정리하여 스스로 극복하고 작은 성취감이라도 자주 갖는 기회를 제공하고 관리하여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페르소나를 만들어 삶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의 삶은 한 가지 페르소나만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예전이라면 일편단심 한 가지의 뜻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을 대쪽 같은 삶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대쪽 같은 절개를 지닌 사람보다는 유연한 사람이 더 필요한 세상에 살고 있고 대쪽 같은 마음으로 일편단심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제일 먼저 너무 많은 상처를 입는다 

그게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닌데 마치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비치기도 하고 대쪽 같은 삶이 100% 옳지는 않기에 그 잘못된 부분이 부각되어 그 점으로 치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초지일관이나 신념이나 삶의 중심이 없어서는 곤란하다

어느 단체이든 젊은 사람의 유입은 드물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상황이다 단체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는 이런 상황 속에서 수많은 고집쟁이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영향력이 있는 경우 상황은 더 힘이 들게 된다 유연하지 못한 가치관으로 상대가 힘들어하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자신의 잣대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만든다 

버티다가 버티다가 나가고 들어오고 다시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게 되고 결국은 영향력 있는 고집쟁이의 눈에 드는 사람만이 남게 된다 결국 발전이라는 게 없고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그 단체는 순식간에 혹은 부지불식간에 사라진다 하지만 유연한 관계와 상대를 인정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공존하는 경우 그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게 된다    

고집 아집은 이미 낡고 오래되어 스스로나 상대에게도 불편한 집이나 다름없다 다양한 경험과 유연한 사고로 삶이 유연하도록 생각의 새집을 마련하여 스스로도 행복하고 상대도 불편하지 않는 멋진 삶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삶터에서 행복하게 생을 살아가면 좋겠다 더 자라라지 않도록 자라서 자신을 해치지 않도록 살면 좋겠다



사진제공 성경화                           

이전 19화 네 마음이 내겐 보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