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꽃

by 김지숙 작가의 집

엉겅퀴꽃


산속에서 만나는 진보라색 엉겅퀴꽃은 넋을 잃고 바라볼 만하다

그러나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꽃을 보호하는 가시가 꽃 봉오리까지 덮여 있다 엉겅퀴 뿌리는 피를 멈추게 하는 효과 결석 고혈압 관절염 혈액순화 등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사람들이 씨를 말려 요즈음은 산을 둘러봐도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산야초 채집은 기본적으로 새순 상단이나 잎 정도를 채취하는 게 그나마 꽃에 대한 예의이고 씨를 말리지 않고 누구든 지속적으로 채집하며 먹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예의 없이 전초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약성이 뿌리가 좋은 것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꽃이 지고 씨를 퍼뜨린 가을 이후에 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심심산골에 자란 연한 잎만 골라 몇 장 따서 먹어보기로 했다 연하다고는 하나 잎 끝에 난 가시는 살짝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에 가위로 잘라냈다 한결 낫다 된장을 푸고 된장국을 끓였다 어떤 맛이 느껴지기보다는 살짝 다른 특이한 향이 느껴진다 나쁘지 않다 그 유별한 향이 마음에 들지만 또 먹어야 할 만큼 괜찮은 건 아니다

어쩌면 성가스럽다고 해야 할까 가시에 대한 부담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자신을 보호하려는 꽃의 마음을 읽어서일까 이후로 엉겅퀴를 채집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난 식용할 수 있는 풀들은 입에서 맛을 보고싶다 그건 아마도 식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일 것 같다 그러나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 한번 맛보고 나면 그만인 경우가 많다보니... 여전히 엉겅퀴 꽃이 너무 아름답다

누가 먹든 내가 먹지 못해도 씨를 뿌리고 싶은 마음이 함께 하면 좋겠다 그래야 산천이 좀 더 푸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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