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힘들다 옛시조에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고 했다 까마귀면 어떻고 까치면 어떻고 백로면 어떠랴 싶었다 하지만 사람의 근본은 쉽게 바뀌지 않고 저들마다의 특성을 바라보고 그것을 인정하면서 나의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더불어 함께 잘 지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신념. 거짓말을 하면 자꾸 거짓말을 만들어내야 하고 거짓말 생성기가 되다 보면 어느 틈엔가 자가당착에 걸려든다 그래서 거짓말은 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들은 이러한 상황이 생겨도 유유히 다시 다른 거짓말을 하면서 자기가 한 거짓말을 진실이라 믿고 살아간다
반백년을 훌쩍 넘어 세상을 살아왔으면서 거짓말에 완벽하게 속았다 직접 귀로 듣지 않았으면 몰랐다는 사실이 더 어이없다 완벽하게 지난 몇 달을 속아왔다 아니 애초부터 믿어본 적이 없던 단지 일적인 관계에서 출발했고 그 처음의 의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갔을 뿐이었던 것을 새삼 다시 인지하게 된다 세상에는 참 무서운 사람들이 많다 겉만 번지르한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이익에 따라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단순함이 너무 잘 보이고 그 거짓을 가책 없이 진실이라 스스로 믿는 그 마음이 더 무섭다
'근묵자흑'
사람은 언제나 원래의 모습을 복원한다 본성은 역시 쉽게 변하지 않는다 명심하고 살아야 한다 한 대는 교육의 힘을 믿었고 교육자로 살아온 세월도 만만찮다 하지만 교육의 장을 벗어나면 다르다 난 그 점을 요즈음 심하게 다시 확인했다
권력을 핑계대어 갈라 치기를 하는 곳은 세상 어느 곳에도 존재한다 갑이 을을 갈라치고 남녀를 갈라치고 이익이 된다면 무조건 갈라치는 말로만 듣던 거짓말이 나무하는 그 험난한 세상 한가운데 놓여 있다
호가호위하는 곳 거짓이 진실이 되는 어이없는 세상 그 세상을 지금 피부로 느끼고 있고 그 거짓말이 무성한 곳에서 그나마 최선의 올바른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외줄 타기 같은 삶이 지금의 삶이다 마치 어느 구멍이 낭떠러지인지 모르지만 끊임없이 살 구멍을 선택하면서 조심스레 한발 한발 내디뎌야 하는 선택도 담겨 있다
신념을 물리느냐 자리를 물리느냐의 귀로에서 둘 다 물리지 않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