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길이 있다

by 김지숙 작가의 집

『어서와, 詩詩한 내 벗』



마음에도 길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도 길이 있다

가지 않는 곳에도 길은 있었다

다만 그 길이 옳다면 습을 만들고

그 길이 아니라면 땅에 묻어라


보이지 않는 길을 찾는 어리석음도

가지 않는 길을 헤매는 수고로움도

빈 가지에 걸린 까치밥으로 남은

고삐 풀린 욕망일 뿐이다




오늘 새벽에야 잠이 들고도 눈은 늘 뜨는 시간에 뜨게 된다 습이 붙는다는 것은 무섭다 그리고 자신의 틀안에서 상대를 보는 것도 습이 오래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오래되어 좋은 것이 있고 오래될수록 더 나쁜 것이 있다

어젯밤 꿈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반가운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꿈에서 반갑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나건 마음을 비우라는 의미 같다

이런 나의 생각조차도 습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제는 그런 기분조차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 것 같다 요지는 그것이다 내게 이르지 않은 것은 아직 때가 아니다 내게 이른 것이 내가 원하지 않은 것은 상대의 필요가 와닿았기 때문이고 나와는 무관한 것이다

마음을 잘 다스리고 싶다 쉽지 않다 하지만 내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깨닫는다면 그 마음의 길을 방향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

습은 싫은 것도 옳은 것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흘러왔다 내가 만든 것이다 그게 옳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되고 아니면 방향을 바꾸면 된다

그 어떤 감정을 실어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 특히 작은 일들은 더 무의미하다

욕망이 다 힘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 주제를 아는 욕망은 아무 힘이 없다 고삐가 풀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그 욕망의 그림자만 짙을 뿐이다 그러나 그 욕망의 그림자 또한 아무 힘이 없다 다만 힘 잃은 마음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렇게 되면 그 그림자만 남은 욕망을 버리기는 어렵지 않다 그렇게 내게서 욕망의 습이 사라진다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같다 하지만 그게 내 진심이고 내 지금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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