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시인의 친구 』
낙동강 꽃패
꿈 안의 강
루어의 애기 끝에 올라앉은 별은 강의 비상구. 낚싯바늘 칙 솟구치자 숭어의 날개는 펴진다. 심야 개찰구 앞에 선 마지막 손님. 달팽이 길을 덧댄 삶이 팽창한다 가끔은 낮의 자리를 내어준 밤하늘 거울 안에 밤고양이 눈알이 몰려온다 눈을 뜨자 잊었던 별의 이름이 생각난다 강변으로 나 있는 선로 위에 마지막 기차가 들어오고 플랫폼에서 인기척이 난다 누설된 별의 이름이 명료하다.
이 시는 낙동강을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시들 중 한 편이다
한 때, 낙동강을 따라 걷기를 즐겼다 아니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매일 억지로 후달리며 걸었다 그즈음 강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이 깨끗하지도 않는데, 낚시를 왜 하지?
이들은 무슨 사연이 있기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낚시를 할까 그렇다고 잡은 고기를 잡아서 먹으려고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시 놔준다
낙동강물을 보면 물이 너무 탁해서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럼에도 장에 내다 파는 사람들이 있으니 강에서 잡았다는 민물 고기들이 있는 게 아닐까
아무튼 낚싯대 끝에 애기를 달고 루어낚시를 하는 젊은 낚시꾼은 강을 되돌아 걸어오면서 다시 봐도 어두워져 별빛이 애기끝을 스쳐도 끝나지 않고 여전히 낚시를 하고 있다
저 사람은 무엇을 낚는 것일까
고기를 낚는지 세월을 낚는지 아니면 생각을 낚는지 도무지 알 길은 없지만 여전히 분주하게 움직이는 걸보면서 고기가 있긴 있고 낚시바늘을 물긴 하나보다 낚시를 오래 다니다 보니 멀리서 봐도 낚시가 되는지 아닌지는 낚시꾼의 품새로 대충 알 수 있다.
간혹 잡은 고기들을 강변에 던져 놓았는데 불루길 베스가 태반이다 이들 물고기는 1977년 정문기가 처음에는 식용으로 먹기 위해 치어를 방류했는데, 잡식성이 되어 강의 생명체를 송두리째 먹어치우는 거대한 잡식성을 가진 생태파괴 물고기가 되는 바람에 제거해야 할 물고기로 손꼽인다 맛이 없으니 낚시꾼들은 잡으면 바로 버린다 그런데 간혹 다시 강물에 놔두는데 이러면 그들의 번식력을 조금도 저지할 수 없다 나서서 마리기도 하지만 그러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인을 받는다. 그래도 기회가 닿으면 꼭 말을 하곤 한다 강밖으로 내다버리라고.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그런데 요즘은 불루길이나 베스가 태반이니 민물 고기로 어탕국수나 어죽을 만들 때에 이 고기들을 살만 발라 쓰기도 한다 워낙 양념 맛으로 먹는 민물고기다 보니 살만 발라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어죽이나 어탕에서 살이 빡빡하다고 느끼면 베스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베스나 블루길을 가지고 사람들은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젓갈을 담거나 어묵을 만들기도 하고 아예 대놓고 식당에서 구이를 팔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블루길이나 베스가 씨가 말라간다고 하니 그들의 천적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파괴된 생태에 적응하는 우리의 모습일까?
고양이가 한두 마리 와서는 버려놓은 물고기를 집어가기도 한다. 조금 떨어진 기찻길에는 하루에 몇 번 지나지 않는 기차가 낮은 소리로 지나다니기도 한다
이런저런 광경을 보면서 낙동강의 생태계에 대한 염려와 다양한 생각들이 몰려들곤 한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고기를 잡는 젊은 낚시꾼의 뒷모습을 뒤로하고 가던 길을 마저 걸었다 낙동강이 겉봐서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는 곳도 있다 하지만 물속까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나면 예전처럼 꽃패를 든 내 꿈 안의 고운 모습을 한 낙동강을 기대해도 될지 마음이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