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by 김지숙 작가의 집

시집詩集 『거침없이 내게 왔다』



정답




그 말들이 전부 정답이었던 때가 있었다

어려운 문제 앞에 섰을 때에도

그 말들에 목숨을 걸었던 적도 있었다

그 말들이 지독한 오답인줄 알고는 정답을 찾아 나섰다


한걸음 옮길 때마다 헛디디는 진흙땅

한숨 돌릴 때마다 출렁이는 절망

언제나 신만 아는 정답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정답

모두 밀어내기

밀어내자 밀려드는 그 당당한 오답들은

생존을 위한 그의 차가운 발버둥이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내가 믿고 사는 사람들이 하는 말만은 진실이기를 늘 바란다 설사 그 말들이 거짓말이라고 해도 그것은 하얀 거짓말 즉,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 마음이 든 거짓말이라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설사 그렇다고해도 거깃말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살이는 그렇게 녹녹하지 않았다 집 밖을 나서면 진실보다는 거짓말이 더 많았고 서로 자기 생존을 위해 거짓을 밥 먹듯 하는데도 그 말들이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상대의 말에 진심이었다 하지만 거짓은 오래가지 못하고 거짓 스스로에 발목이 잡히고 내게 이해를 구하곤 했다

거짓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일이 개입되면 폭로가 된다 그것까지도 좋다 그런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그런 폭로에도 굳건히 여전히 계속 거짓말을 한다 상대가 나이가 훨씬 어린 경우에는 왠지 기만당하는 느낌도 들곤 했다

그런데 문밖을 나선 순간 어느 특정한 곳은 나이 불문 성별 불문 상황 불문하고 쉽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즈음 처음 알았다 나이만 먹었지 세상을 몰랐고 그건 자랑이 아니었다 오히려 유연하게 거짓말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로 치부되곤 했다

순간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 인생의 스토리를 만드는데 뛰어난 자들이 살아남고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 그 세상에서는 유창한 거짓말이 필살기고 소통 언어인데 어리석게도 나만 그 사실을 몰랐다 그들끼리 통하는 비밀 언어가 '거짓말'이라는 것을 그것이 그들만의 생존 방식이라는 것을 사실을 알고는 한동안 꽤나 혼란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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