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詩集 『거침없이 내게 왔다』
수돗물소리
귀 기울이면
갯바위 다녀간다는
바닷물소리 들린다
눈 감으면
목메는 슬픔으로 갈대 부르는
언 강물 울음소리 들린다
낡은 수도관을 통과하면서 서
물들이 분노의 괴성을 질러댄다
더는 숨 쉴 수 없다고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그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잠자는 시간대를 놓친 밤이면 소리에 더욱 민감하다 아랫집 물내리는 소리 윗집 물트는 소리 비내리는 소리 멀리 들리지 않는 파도소리까지 귓가를 어지럽힌다
사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들은 머릿 속에서 계속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 생각들이 연이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잠을 잘 여유가 없어 잠이 오지 않는다
오래된 건물에서는 수돗물을 틀면 수도관이 낡고 이물질이 많이 껴서 물소리가 마치 가래끓는 목소리처럼 괄괄댄다 녹물이 많은 것은 기본이다
여름 강물은 녹조로 더 이상 흐르지 않고 고여 썩는다 문제는 그 물을 정수장치를 거쳐 음용수로 만들어 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도무지 수돗물을 그냥 마실 수도 없고 수돗물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음식을 사 먹을 마음도 생각나지 않는다
살면 살수록 물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다 우리 몸은 7-80%이상이 물이라 어떤 물을 먹느냐에 따라서 어떤 몸을 갖게 되는지 결정된다 가끔 양치물을 받아들면 물속에서 녹덩이가 나오기도 한다 수도꼭지마다 정수기를 달고 사용하고는 있지만 너무한달을 못 넘긴다
물도 문제지만 낡은 수도 관이 문제일 경우도 많다 낡은 관을 통과하면서 물의 상황은 더 나빠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