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그리스도인은 신학자다> _ 스탠리 J. 그렌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기로 작정한 사람이 지니게 되는 주요 신학적 관점을 평신도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정리의 목적에는 크게 두 가지의 관점을 견지한다.
첫째는 목회자나 신학자가 주도하는 신학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주체적으로 신학적 담론에 접근하도록 돕는데 그 목적이 있다. 둘째, 삶의 현장에서 제기되는 신앙의 질문들에 대한 신학적 반성에 초점을 두어 기초적 판단력을 가지고 특정 교리나 잘못된 교리에 빠지지 않도록 돕고자 하는데 의미를 두고자 한다. 즉 특정 교리가 성역이 되어 자유로운 사유와 성찰을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쪼록 <모든 그리스도인은 신학자여야 한다>는 스텐리 그랜츠의 정리에 맞는 신학적 사유의 단계에 모든 성도들이 서 있기를 바란다. 즉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신학적 사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사유체계 안에서 자신의 신앙을 스스로 정립하여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를 바라며, 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관련 담론들을 (시리즈로)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자유교회 전통'에서 신앙의 원리를 찾는다. 신앙의 자유를 위해 성례전적이고 교권화된 국가교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국가와 교회의 분리를 근원적으로 관철시키려 했던 교회의 신앙유산을 계승한다. 둘째, '성경적 복음주의 시각'에서 신학적 주제들을 성찰하고자 한다. 회심 체험을 강조하면서 역사적 기독교 신앙의 공통분모를 성경적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신학을 견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첫째, 신학자나 목회자가 주도하는 신학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주체적으로 신학적 담론에 접근하도록 돕는 데 정리의 목적이 있다. 목회자와 일반신도를 구분하는 이원화를 배척하며 목회자 만을 위한 신학교육의 독점화를 방지하여 신앙과 해석의 평준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둘째, 평신도의 삶의 현장에서 제기되는 신앙의 질문들에 대한 신학적 반성에 초점을 맞추어 정리한다. 이는 평신도들로부터 적절한 질문을 하게 하여 신앙의 건강한 답을 찾게 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이를 통해 어느 특정 교리가 성역이 되어 자유로운 사유와 성찰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고자 함이다. 이는 성도들의 자유로운 질문의 권리를 되찾고자 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
● 자유의 길(the road of freedom) - 신자들로만 구성된 '신자교회'를 위한 신학적 반성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 하나님의 은혜(grace of God), 현장에서(in the field), 회중에 의해서(by congregation)
● 자유교회(free church) - 자유로운 신앙적 반성을 통해, 현장에서 제기되는 각종 신앙의 질문에 대해 하나님의 은혜를 만난 사람들로부터 적절한 답이 나와서 다시 그 삶의 현장에 적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 교회를 의미한다.
● 신자들의 교회(believers' church) - 자유교회 전통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으로 성도 주체적 신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1) 대부분의 신자들은 신앙이라는 영역에만 들어오면 왜 그토록 목회자에게 의존적이 되는 것일까?
2) 신학적으로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 신앙인이 되어도 그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신앙의 본질 이해, 신앙의 대상 이해, 신앙의 형태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신학이란 신앙의 내용과 의미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이다. 이는 하나님이 계시하신 진리를 이해하려는 시도로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각자의 의지를 가지로 누구나 신학적 사유를 할 수 있고 그 사유 체계 안에서 자신의 신앙을 스스로 정립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각 개인의 신앙은 하나의 신념체계를 포함하고 있다"_스탠리 J 그랜츠)
신학의 본질은 신앙에 있다. 아울러 신앙은 또한 신학을 통해서 성장하게 된다. 즉 신학과 현장이 만나는 곳에서 건강한 신앙적 삶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곧 신학이 기반이 된 신앙만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탄생과 참된 교회를 이루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성도들의 일상 현장과 신학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기초 위에 성도로써의 참된 지식과 분별력이 갖춰지게 되며 확신에 찬 신앙인의 삶 또한 가능해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신앙(信仰) - 믿고(信) 우러르다(仰) : 어떤 대상을 믿고 따르는 것
・신학(神學) - 하나님(神)에 대해 배운다(學) :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
신앙과 신학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신앙의 정체성을 세워나가는 첫걸음이다.
- 신앙은 신학의 내용을 채워주고 신학은 신앙의 형식을 만들어 준다.
- 신앙은 직접적(1차 경험)이고, 신학은 신앙에 의해 요구된다(2차 경험)
- 신학이 빠진 현장의 신앙은 위태롭고 현장의 신앙이 빠진 신학은 무의미하다.
.. 단, 신학이 신앙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된다.
.. 신앙을 체계화하기 위해 탄생한 신학이 신앙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면 안 된다.
.. 주객이 전도될 경우 그리스도인의 주체적 신앙이 제한받고 억압당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기 쉬워진다.
신학이라는 수단을 통해 다양하고 주관적인 신앙을 검증하는 일은 건전한 신앙을 쌓아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 따라서, 신학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위해 봉사하는 학문이어야 한다.
- 물론 신학은 하나의 논리체계로 구성되므로 그에 따른 한계를 피할 수 없다.
- 이는, 때때로 우리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성경의 원리를 은혜로 체험하기 때문이다.
- "자기모순이 없는 신학이 유효한 것이 아니라, 성경과 모순되지 않아야 유효하다"(랜디 알콤_Randy Alcom)
● 신학(Theology) : 사전적 의미) '하나님'(theos)에 관한 '언어'(logos)
궁극적인 실체인 하나님에 관해서, 그의 사역에 관련해서, 우리가 믿고 있는 바를 체계적으로 언어를 통해 설명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있는 한, 신학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유 활동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통해 믿음의 공동체를 창조하는 기본 신념들에 관해 일관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D.L. 무디가 정의한 것처럼 그리스도의 인격, 인간의 믿음, 공동체의 창조에 초점을 두면서 이를 일관성 있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 핵심질문 ( 아래와 같은 질문에 납득할 만한 논리를 가지고 설명해 내는 작업 - 신학)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우리는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
▪︎도대체 하나님이 존재하시기는 한 걸까?
▪︎왜 하나님은 이 순간에 우리를 도와주시지 않는 걸까?
▪︎우리는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그 구원의 과정에서 하나님이 하신 일은 무엇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신학에 대한 학술적 정의는, 피조물의 구원과 관련하여 하나님에 관한 지식과 신앙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즉, 신학은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과의 상호 파괴된 관계를 구원과 해방의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믿음을 통해 회복하려는 지적(이해)이고 실천적(행동)인 반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 가장 중요한 신학적 해결 과제: 관계의 회복
'하나님과의 본래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
- 본래의 완전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 그러나 그 관계가 파괴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영성의 기본은 '관계의 회복'
- 하나님과 인간 간의 관계 : (불신)의 관계에서 본래의 관계로의 회복
-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 : (미움)에서의 회복
-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 (탐욕)의 대상에서 (절제)의 상태로 회복
● 즉 신학의 대상은 (하나님 - 인간 - 자연)을 아우른다.
신학은 모든 학문과 대화할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이어야 한다.
진리를 추구하는 목적은 같지만, 접근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과학 : 아래로부터의 귀납적 방법
- 개개의 특수한 사실을 종합하여 거기에서 일반적인 원리를 이끌어 내는 방식
- 현상 세계 즉, 경험적 관찰로부터 출발
- 어떻게(how)를 묻는 것
▪︎신학 : 위로부터의 연역적 방법
- 어떤 명제로부터 논리 규칙에 따라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
- 하나님의 계시를 전제하고 인정하는데에서부터 출발
- 왜(why)에 관심
연구 대상과 현상이 서로 같은 가장 인접한 학문이다.
▪︎종교학 : '종교를 인간현상으로 연구'하는 학문 (종교적 경험과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종교학은 가치판단을 보류하고 접근
- 선입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종교현상과 신념체계를 탐구하는 것을 뜻함
- 기독교인이라도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내려놓고 가치판단을 보류한 뒤에 연구에 임해야 함
▪︎신학 : '신의 계시를 진리의 원천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해석하고 체계화' 하는 학문
- 신학은 처음부터 '신의 계시'라는 가치판단을 전제하고 출발
- 신학을 수행하는 자 편에서, 신앙적 자세와 신앙공동체에의 참여를 전제로 함
신학을 한다는 것 :
▪︎관념적 신학의 사유를 넘어서서 행동으로 신앙을 실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실천이 수반되지 않는 신학은 최종적 가치가 없다.
▪︎신학 하기 = '총체적인 회복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
- (피조물의) 구원을 위해 이성(머리)과 감성(가슴)과 행동(손발)으로 참여
- 파괴된 관계의 회복 즉 하나님과의 관계, 자아의 본성, 인간의 사회성과 영성 등을 실천적으로 회복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 행함이 없는 신앙은 죽은 것이듯(야고보서 2:17), 행동이 따르지 않는 신학은 죽은 신학이다.
신학 작업을 위한 자료와 그것을 구성하는 방법론은 명확해야 한다.
▪︎중세: 교도권에 의해 해석된 성경 및 사도적 전승
▪︎종교개혁 시기: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존 웨슬리: 사변형 즉 네 가지 근거 (성경, 이성, 경험, 전승)
▪︎폴 틸리히: 상관방법론 - 상호 의존 관계에 있는 실존적 질문들과 신학적 답들을 통하여 기독교 신앙의 내용을 설명하려는 시도
▪︎스탠리 J. 그렌츠: 신학의 삼중 규범(성경, 교회사의 흐름, 문화의 사고 형식들)
기독교 신학이 가능하려면 아래 두 가지 전제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를 인정하는 것(근거)이다. 하나님의 계시가 없는 신학은 참된 신학이 아니다. 인간의 이성과 감정만으로는 참다운 하나님을 알 수 없고 하나님을 알 수 없다면 신학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실존으로서 인간의 삶과 경험이다. 하나님의 계시가 명백히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 계시를 경험하거나 수용할 수 없다면 신학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학을 한다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들이며 반성하고 또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전제한다. 즉,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와 인간의 능력이 결합하여 이루어진다.
도해에서와 같은 경우,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공유하고 있는 A, B, C 교회는 정통교회이나 핵심 교리에서 벗어나 있는(포함하지 않는) '가' 교회의 경우에는 이단으로 배제되어야 한다. 위의 도해는 기독교가 결코 하나의 종교(교회)가 아니라는 뜻 또한 내포되어 있다. 핵심 교리를 공유하는 경우에 즉 같은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 성령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교회인 경우에는 정통 교회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핵심 교리 즉 복음을 공유하는 경우 각 교회들마다는 그 차이를 상호 인정하고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 또한 절대적으로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서론을 마치며, 차기에는 <계시론>과 관련하여 정리하여 공유하겠다.
[참고자료]
김용복,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하기서원, 2017
알리스터 맥그래스, <신학이란 무엇인가>, 복있는사람, 2023, 개정 5쇄
김형원, <기독교 신학의 숲> 1, 2편, 대장간, 2020.
로저 올슨,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 Ivp, 2022, 초판 2쇄
데이비드 벤틀리 하트, <그리스도교, 역사와 만나다>, 비아, 2021, 초판 2쇄
제임스 던, <바울신학> CH북스, 2019, 2판 1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