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대학 안 나왔어? 사람이 말을 하면 알아들어야지. 스위트 룸 서비스 해주세요."
너무 뻔뻔한 요구에 난 정색하고 서비스 직원의 솔톤이 도톤이 되어 말했다.
"교수님 대학교에 전화해서 항의하기 전에 정신 차리세요. 저희 교수님은 제 돈 주고 티켓 끊어가십니다. 교수면 교수답게 행동하세요. 배운 사람이 거지보다 못한 행동 하지 마시고요. 딴 여행사 알아보세요. 어느 여행사에서도 에라이 대학 교수라고 해서 스탠더드 가격을 스위트로 해주지 않을 테니까요. 오늘 오전에 예약한 상품 취소 하겠습니다."
말하는 동시에 난 컴퓨터를 꺼버렸고
내 할 말만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아씨!! 진상 때문에 퇴근도 늦게 하고 기분만 잡쳤네. 꼭 비 오는 날 진상 만난다니까!!
빈 사무실에 혼자 버럭버럭 화를 내며 사무실 불 끄고 문단속하고 나왔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엄마 비 오는 날이면 왜 이리 진상들이 많을까? 스트레스받아!!"
하며 투덜거렸다.
그러자 엄마는 웃으며
"원래 비 오면 시간 또라이들이 나온다. 고마 잊어라."
하는 게 아닌가.
시간 또라이라는 말이 너무 웃겨
엄마 덕분에 화가 사라졌었다.
다음날 아침에 와보니 부재중 전화가 떠있었고
그 교수 놈의 연락처였다.
오전 보고에 난 어제저녁 진상 놈 예약 취소 했고 스위트 룸 무료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요구했었다고 보고 했다.
하지만 고객에게 화냈다고는 보고하지 않았다.
난 너무 열받아서 한동안 그 대학 근처 방향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친구들과 놀러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문득 아직도 그 대학 교수로 계실지 궁금하다. 제자들은 진상인걸 알까... 모르고 존경하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