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을 부르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 덕분에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거다. 그래서 이 엄마는 그들이 고맙다. 남이 있었기에 너희들도 먹여 살렸고"
이렇게 말하시며 지난 추석 때도 어디 갈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밥을 차려주었다.
정월 대보름엔 보름밥을 해먹이고 이번 동지엔 동지 팥죽을 해 사람들에게 먹인다. 늘 그렇게 사람들에게 베푼다
엄마 식당에 오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월드컵 경기 보며 쏜다고 백숙과 잡채를김장 했다고 수육을 해주시기도 한다.
때론 낮에 같이 어울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놀다가 들어오신다. 운전은 아빠가 하고 계산은 엄마가 다하고 오는 거 같아 엄마에게 한마디 했었다.
" 엄마 다 퍼주지 마라. 좋은 과일 사주면 엄마 아빠만 챙겨 먹고 손님들한테 나눠주지도 말고 좀 엄마가 돈 쓰고 다니지 마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저 아저씨들 엄마한테 말하는 거 봐라. 잘해줄 필요 없다. 남이다 남!!"
"니가 몰라서 그렇지 이 엄마도 계산 적인 사람이다. 내가 잘해주니 딴 데 안 가고 엄마가게에서 밥 먹는다 아니가. 잘 먹었다고 2천 원 3천 원 팁도 더 주고 가고 미리 10만 원 선결제도 해놓고 간다."
하며 웃으며 말한다.
아빠도 마찬가지다. 그들과 친구가 되어 같이 당구도 치고, 산책도 낚시도 간다. 무슨 아빠가 운전기사 마냥 병원도 데려다주곤 한다.
"불쌍한 양반이다. 우리 아니면 이래줄 사람도 없다."
두 분 다 똑같다. 그래서 두 분을 존경한다. 하지만 때론 가족끼리만 외식하고 싶고 산책 가고 싶을 때도 데리고 갈 때가 있다. 그럼 ` 삼촌, 이모' 하며 같이 나간다.
같이 간다고 해서 불편할 건 없지만
울 가족하고만 있고 싶어서
"오늘은 누구 부르지 마라!!" 하고 미리 선포하면
엄마는 화를 낸다.
"이 나이에 딸년 눈치 보고 살아야 되냐!! 니가 뭔데 데리고 오라 마라 지랄이야!! 잘난 너거들끼리 나가서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던 해라!!" 하며 삐져 화를 내면 달래는 건 옆에 있는 아빠 몫이다. 아빠가 전화와 왜 그런 소리해서 엄마 신경 건드리냐며 사과하고 달래서 나가자며 중간에서 고생하신다.
아빠의 노고에 엄마는 기분이 풀린다.
모녀 싸움에 등 터지는 아빠다.
간단히 점심 먹고 산책을 하고 외할머니 댁에 갔다.
장모와 사위 그 둘은 무슨 대화를 나누는가.. 내 욕인가? ㅋㅋ 할 말 끝났는지 할머니 댁에 가자는...
"할매 외롭다. 할매한테나 가보자."
할머니 댁에 도착하자마자
"엄마, 크리스마스 연휴에 혼자 있으면 외로울까 봐 우리 왔다."
증손녀 재롱에 손주 사위 호탕한 웃음소리에 집 안이 시끄럽다.
그러다 엄마가
" 엄마, 이 년들이 못돼 가지고 나를 간섭한다. 데꼬 나오지 마라 하고 퍼주지 말라하고... 기가 찬다." 하며 일러바친다.
"엄마가 하도 퍼주니까 그러지. 이런 날은 우리끼리 놀아야지, 맞지? 할매~" 하며 난 할머니에게 팔짱울 끼며 할머니가 내 편이 되어주길 바란다.
할머니는
"너거 엄마 맘대로 하고 냅두라. 지 돈 벌어 지가 쓰는 거 니가 와 간섭이고, 내 딸 괴롭히지 마래이,"
하며 말하셨다.
믿었던 할머니에게 배신당했다며 깔깔 웃으니 엄마는 당연히 내 엄마니까 내 편들지 니 편들겠냐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