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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May 19. 2023

뉴욕에는 동네 갤러리에도 피카소가 있다.

어퍼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워크 2023

프리즈 아트페어가 열리는 봄이 되면 이렇게 뉴욕 어퍼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갤러리들은 모여서 연합 전시를 한다. 모두 각자의 갤러리에서 따로 전시를 하지만 지도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한 번에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늦게까지 문을 열어두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는 이벤트이다. 이것을 upper east side gallery art walk 2023이라고 부른다.


이번에 참여한 갤러리는 총 11개 갤러리로 David Nolan gallery, Gray 갤러리 등이 참여하였다. 어퍼이스트 갤러리들은 장소의 특성상 타운하우스를 개조한 형태로 한 빌딩으로 1층부터 5~6층 정도에 모여 있고 크기는 첼시에 있는 갤러리들처럼 그렇게 크지는 않다. 그러나 대부분 아트바젤에 참여하는 높은 수준의 기획력을 가진 갤러리들이다. 이곳은 상업 지역이 아니고 주거지역인 데다 100년도 넘은 타운하우스를 개조한 건물이다 보니 오래된 집 같은 분위기가 난다. 입구에 들어갈 때에도 딩동하고 벨을 누르면 문을 열어주고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나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전시장이 나온다. 그런데 그런 클래식한 공간 안에 상당이 쿨한 컨템퍼러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데이비드 놀란 갤러리에서는 차카이아 부커(Chakaia Booker,1953)의 추상적인 조각과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공간 안에 꽉 찰 정도의 스케일이 큰 설치 작품에 섬세하고 세련된 형태를 고무 타이어라는 재료로 추상화시켰다. 여성작가의 섬세한 미적 표현과 남성적인 재료가 어우러져 이질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Gray Gallery에서는 야요이 쿠사마, 알렉스카츠, 사이 톰블리 등의 알려지지 않은 초기작과 스케치 등을 선보였는데 특히 에드워드 호퍼 등 당대 뉴욕 미술계를 주름잡았던 대가들이 싸인을 남긴 갤러리 방명록이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갤러리들을 한 번에 돌아보면 확연하게 비교가 되는 부분이 있다. 이 동네 터줏대감처럼 오래되고 미술계에서 이름 있는 갤러리들은 하나같이 친절하다. 관람객을 맞이하는 태도에서 뿐만 아니라 전시를 준비하고 설명하는 디테일이 매우 섬세하고 친절하다는 뜻이다. 간혹 이 동네에 어울리지 않게 수준이 낮아 보이는 조악한 작품을 디스플레이하는 갤러리도 있는데 그런 곳은 어딘가 모르게 전시준비가 성의가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갤러리가 좋은 작품을 선별해 전시를 잘 기획하고  전시를 이해하기 편하도록 자료를 준비한다던가 관람객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인데 명성이 있는 갤러리들은 모두 이 기본을 항상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어느 비즈니스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상투적인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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