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돈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요?)
한 동안 회사에, 인간관계에
번 아웃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만큼 브런치에 글을 쓰는 날이 줄었다.
나는 이 만큼 희생하고 배려하는데
왜 다른 사람들은 자기 것만 생각할까
왜 나는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일까
이 것이 나의 번아웃의 핵심 골자였다(아니 골자다; 아직도 극복 중).
여하튼, 사주타로를 안 보겠다는 결심을 몇 년간 해왔지만,
▼ 사주타로를 안 볼 결심을 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찾아보니 요즘은 해외에서도
보이스톡으로, 채팅으로 상담가능한 어플이 있더라.
(IT강국 대한민국 최고!)
'사주에 짜인 내 인생이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던
호기롭던 과거의 나는,
번아웃을 핑계로(?)
사람은 원래 늘 변하는 거야
인간미도 있어야지
하며 떨림 반, 설렘 반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사주 상담인지 직장생활 넋두리인지
구분이 안 되는 토로를 하던 내게
분석을 끝낸 역술가는 이렇게 말했다.
글을 계속 쓰세요
작가로 직업을 삼게 될 거예요
사실 요즘 자기 계발 서적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의 컨텐츠'를 강조하며,
글쓰기나 유튜브 시작을 제안하고
그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을 정도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고
실제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지만
솔직히 내가 '작가'라고는 전혀 생각해 오지 않았다.
첫째, 글쓰기를 업(業)으로 삼을 만큼 현재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있고
둘째, 책을 출간하거나 어떠한 크고 작은 문학상을 수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브런치스토리 자기소개에
나를 소개하는 타이틀로 '작가지망생'을 쓰고 있다.
(언젠가 이 타이틀이 '00작가'로 바뀔 날을 기다리며-)
역술가의 그 말은,
내 마음에 작은 조약돌을 던졌고
그 파장은 어떤 고농축 카페인보다
내 정신을 각성시켰다.
어머, 내가 진짜 출간작가라도 되려나 봐, 이런 김칫국보다는
잊고 있었던 글쓰기에 대한 나의 초심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그래, 나는 글을 쓰고 있었어
두 달 전, 오래전 쓴 글 하나가
Daum 플랫폼에서 유입되는 조회수가 폭등하는 것을 보면서
해당 페이지로 들어가니
[틈]이라는 공간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찾아보니,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대중들에게 카톡 알람도 보내졌었던 것이다.
▼ 6/21 Daum 메인 '틈' 플랫폼에 공개된 미쓰하노이의 글
나만 아는, 혼자만의 뿌듯함이지만
뭔가 회사생활에서도 채워지지 않던 인정에 대한 욕구가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채워진 것 같아
스스로 몹시 충만했던 순간이었다.
브런치로 나를 다시 이끌어준 '틈'과
역술가의 말은
내 마음에 다시 불을 질렀다.
예전에는 내가 어떤 지점에 수치적으로 도달해야
'작가'라고 칭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던 처음 마음처럼
글 쓰는 순간순간 자체를 소중하고 의미 있게 여기려고 한다.
역술가에게서 마지막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렇게 쓴 글로
전국 강연을 하며 다닐 팔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