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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Aug 10. 2023

1에 담긴 가치

운동량에 대한 잘못된 관점 혹은 운동량 설정에 의한 폐해

내가 회원님께 “회원님, 앞으로 스쾃 10번 반복하시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10 분의 회원님 중 8,9 분은 스쾃 10번을 어떻게든 빠르게 반복하려고 하신다. 이는 마치 콩밥을 싫어하는 어린아이가 엄마가 콩을 다 먹으라는 말에 밥에 있는 콩을 먼저 다 먹어버리는 것과 같다.


운동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다.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운동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운동량은 수단이다. 그런데 운동량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된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이 세운 운동량을 채운 뒤에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는다. 이는 몸을 관리해야 한다는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한 자기 위로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1’에 담긴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드는 데 운동량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좋은 동작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동작이 좋아질수록 몸은 건강해지고 강해진다. 또한 좋은 동작은 하나의 동작이 아니다. 현재에 좋은 동작으로 운동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운동을 할 때 더 좋은 동작으로 운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하는 이유는 운동선수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확실하게 해야 할 점은 스쾃 10번을 어떻게든 빠르게 반복하려는 것처럼 운동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스쾃 1번 반복에 담긴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그 1번에 운동효과가 결정된다.  


지금보다 더 나은 동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 찾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직접 배우거나 간접적으로 배워야 한다. 그러면 지금보다 더 나은 동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더 나은 동작이 무엇인지 알고 더 나은 동작으로 운동을 하려는 노력이 결국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든다. 대부분이 간과하는 것은 더 나은 동작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운동을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운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다. 그 운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동안 온갖 관절과 근육들이 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또한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첫 단추의 중요성’의 글에서 이미 다뤘다.


지금까지 한 번의 좋은 동작이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드는 데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번에는 운동량에 대해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운동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좋은 소식은 운동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질 수 있도록 운동량을 설정할 수 있는 점이다. 그 운동량 설정은 복잡하지 않다. 바로 좋은 동작으로 운동할 수 있을 때까지만 운동하는 것이다. 그때까지만이 운동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질 수 있는 운동량이다. 물론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동작과 적절한 운동량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있다. 대표적으로 적절한 휴식과 영양이다.


반대로 운동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몸이 상하는 운동량이 있다. 이 또한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 그것은 좋지 않은 동작으로 운동하면 운동을 할수록 몸이 상하는 운동량이다. 좋지 않은 동작이라는 것은 여러 이유로 판단할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통제하지 못하는 동작을 좋지 않은 동작이라고 생각한다. 통제하지 못하는 동작을 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근육이 외부의 힘에 반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플랭크라는 운동을 예로 들어보겠다. 플랭크 자세를 취하면, 배에 힘을 줘서 허리를 땅 쪽으로 잡아당기는 중력에 저항해야 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배에 힘이 풀리면 점차 근육이 아니라 허리 관절이 중력을 버티고 있게 된다. 당연하게도 허리 관절에 좋지 않다. 배에 힘을 주지 못하고 허리 관절로 버티는 이 동작을 통제하지 못하는 동작이라고 할 수 있고, 좋지 않은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동작은 운동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몸이 상한다.


그러므로 플랭크 자세로 10초 동안 운동을 하더라도 통제할 수 있는 동작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지 근육이 단련된다. 통제하지 못하는 동작으로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은 ‘헛수고’라고 단언할 수 있다. 만약에 통제하지 못하는 동작으로 결국 부상을 당해서 이렇게 운동을 하면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얻고서 동작을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 운동을 하게 된다면, 헛수고는 아닐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는 마치 불에 손을 얹어 봐야지 불이 뜨거운 것을 인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동작을 통제할 수 있는 선까지의 운동량이 나의 몸이 건강해지고 강해질 수 있는 운동량이다.


정리하자면, ‘1의 가치’를 알아야 10, 100, 1000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나의 근육으로 통제한 한 번의 팔굽혀 펴기가 마구잡이로 한 팔굽혀 펴기 10번 20번보다 낫다. 운동량이 꼭 많아야 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운동이 반드시 고통스러울 정도로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동작을 1 번 반복하는 것이 나에게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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